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워런 버핏이 지금 어떤 주식을 들고 있는지, 궁금한 적 있으신가요? 놀랍게도 미국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그 명단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13F’라는 공시 제도 덕분입니다. 이 블로그가 거장들의 포트폴리오를 분기마다 정리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제도 덕이죠. 그런데 한국 주식 시장에는, 이런 제도가 없습니다.
첫 글에서는 앞으로 계속 등장할 13F가 무엇인지, 그리고 한국엔 왜 없는지부터 쉽게 짚어봅니다.

13F란 무엇인가
13F는 덩치 큰 기관투자자가 분기마다 자신이 보유한 미국 주식 명단을 공개하도록 한 미국의 공시 제도입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운영하며, 1970년대에 도입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름의 ‘F’는 이 제도의 근거가 된 미국 증권거래법 13조 (f)항에서 그대로 따온 것입니다. 핵심 규칙만 추리면 이렇습니다.
- 누가 — 운용 규모가 1억 달러(약 1,530억원)를 넘는 기관투자자. 버크셔 해서웨이,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등이 해당합니다.
- 언제 — 분기마다, 분기가 끝난 뒤 45일 안에 제출합니다.
- 무엇을 — 그 시점에 들고 있던 미국 주식의 종목·수량·평가액.
- 어디서 — SEC의 전자공시 시스템(EDGAR)에 올라오고,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습니다.
버핏이 이끌던 버크셔의 미국 주식만 약 2,631억 달러(약 403조원)어치가, 이렇게 명단으로 그대로 공개돼 있습니다.

13F로 알 수 있는 것, 없는 것
13F는 강력하지만 만능은 아닙니다. 분기 말 하루를 찍은 ‘스냅샷’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 알 수 있는 것 — 그 분기 말 기준으로 무엇을, 얼마나 들고 있었는지.
- 알 수 없는 것 — 언제, 얼마에 샀는지. 분기 중간에 사고팔았다면 그 내역도 보이지 않습니다. 공매도(주가가 내려야 이득을 보는 거래), 현금·채권, 대부분의 해외 주식도 공개 대상이 아닙니다.
게다가 제출 기한이 분기 종료 후 45일이다 보니, 우리가 명단을 볼 때쯤이면 이미 지난 사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13F는 ‘거장이 무엇을 담았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창이지만, ‘지금 따라 사면 되는 정답지’는 아닙니다.
13F 공시 일정 — 분기마다 언제 나오나
13F는 아무 때나 올라오지 않습니다. 분기가 끝난 뒤 45일이 제출 기한이라, 1년에 네 번 정해진 시점에 몰려서 공개됩니다.
| 대상 분기 | 분기 종료일 | 제출 마감일 |
|---|---|---|
| 1분기 | 3월 31일 | 5월 15일 |
| 2분기 | 6월 30일 | 8월 14일 |
| 3분기 | 9월 30일 | 11월 14일 |
| 4분기 | 12월 31일 | 2월 14일 |
마감일이 주말이나 미국 공휴일이면 다음 영업일로 밀립니다. 그래서 해마다 날짜가 하루 이틀 달라질 수 있지만, 5월·8월·11월·2월의 중순이라는 큰 틀은 매년 같습니다.
앞서 말한 시차가 여기서 숫자로 잡힙니다. 8월 14일에 공개되는 명단은 6월 30일 기준입니다. 우리가 그 명단을 볼 때 이미 한 달 반이 지나 있고, 그 사이 거장이 다 팔았을 수도 있습니다.
SEC에서 직접 보는 법
정리를 거치지 않은 원본을 보고 싶다면, SEC의 전자공시 시스템(EDGAR)에서 누구나 무료로 찾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도 필요 없습니다.
- EDGAR 전체 검색에 들어갑니다.
- 기관 이름을 영문으로 넣습니다. 한글로는 검색되지 않습니다. 버크셔라면
Berkshire Hathaway, 파브라이라면Pabrai Investment Funds처럼 정식 영문 명칭이 필요합니다. - 서식 종류를
13F-HR로 좁힙니다. HR은 Holdings Report, 즉 실제 보유 명단이 담긴 서식입니다. - 문서 안의
Information Table이 명단 본체입니다. 종목명(Name of Issuer), 평가액(Value), 수량(Shares)이 줄줄이 나옵니다.
서식 이름에서 하나만 구분해 두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13F-HR— 보유 명단이 실제로 들어 있는 서식. 우리가 찾는 것입니다.13F-NT— 통지(Notice). “우리 보유분은 다른 기관이 대신 보고했다”는 안내일 뿐이라, 열어도 명단이 없습니다.
원본은 종목 코드()와 영문 회사명으로만 적혀 있어 그대로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블로그가 분기마다 하는 일이 바로 그 표를 한글 종목명과 비중으로 옮겨 적는 것입니다.

한국엔 왜 이런 제도가 없을까
가장 궁금한 대목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에는 13F처럼 기관의 포트폴리오 전체를 분기마다 공개하는 제도가 없습니다.
그나마 가장 비슷한 것이 흔히 ‘5% 룰’이라 불리는 대량보유 상황보고입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어떤 투자자가 상장회사 주식을 5% 넘게 보유하게 되면 그 사실과 목적을 5일 안에 신고해야 하고, 이후 지분이 1%포인트 넘게 바뀌어도 다시 신고해야 합니다. 이 내용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둘은 애초에 초점이 다릅니다.
| 구분 | 미국 13F | 한국 5% 룰 |
|---|---|---|
| 공개 대상 | 기관의 포트폴리오 전체 | 특정 한 종목의 지분 |
| 기준 | 운용 규모 1억 달러(약 1,530억원) 이상 | 한 회사 지분 5% 이상 |
| 주기 |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 5%를 넘거나 지분이 바뀔 때 수시로 |
| 초점 | ”이 큰손이 무엇을 담았나" | "누가 이 회사 지분을 크게 쥐었나” |
쉽게 말하면, 미국에서는 ‘버크셔의 장바구니 전체’를 분기마다 들여다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누가 삼성전자 지분을 5% 넘게 사들였나’ 정도를 알 수 있는 셈입니다. 두 제도가 만들어진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13F는 큰손의 투자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쪽, 5% 룰은 경영권·지분 변동을 감시하는 쪽에 초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투자자가 거장들의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구경하고 싶다면, 자연히 미국의 13F를 찾게 됩니다.
서미누기가 하는 일
서미누기는 이 13F를 재료 삼아, 복잡한 미국 주식·경제를 쉽게 정리하는 블로그입니다. 워런 버핏부터 스탠리 드러켄밀러, 마이클 버리까지 — 이름난 거장들이 분기마다 공개하는 포트폴리오를, 주식이 처음인 독자도 한눈에 읽을 수 있게 풀어냅니다.
전문가를 자처하지도, 특정 종목을 추천하지도 않습니다. 데이터(SEC 13F)와 출처에 기대어 ‘이 거장이 무엇을 담았고, 무엇이 눈에 띄는지’를 골라 정리할 뿐입니다. 판단은 언제나 독자의 몫입니다.
앞으로 거장을 한 명씩, 또 여러 거장을 겹쳐 보는 특집으로 이어갑니다. 첫 편은 가장 유명한 이름,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입니다.
여기서부터 읽으면 됩니다
이번 시즌부터 보고 싶다면
- 2026년 2분기 13F 시즌 미리보기 — 이번 분기에 누구를 볼지, 무엇을 눈여겨볼지
- 워런 버핏·버크셔 2026년 2분기 13F 포트폴리오
- 이번 주 거장 5인의 2026년 2분기 13F — 같은 서식에 다섯 사람이 전혀 다른 것을 적었다
거장 한 명씩 보고 싶다면
여러 거장을 겹쳐 보고 싶다면
- 거장 6인의 장바구니를 겹쳐봤다 — 4명이 담은 구글, 정반대로 갈린 엔비디아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