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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분석

하워드 막스의 오크트리 2026년 1분기 13F 포트폴리오

사이클을 말하는 사람이 나스닥에 걸어둔 보험

메모에서는 "이것은 버블인가"를 묻습니다.
13F에는 나스닥 하락 베팅이 새로 들어왔습니다.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 정보 제공 목적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투자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봤다면 이 이름을 지나치기 어렵습니다. 하워드 막스(Howard Marks) — 『투자에 대한 생각』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고, 워런 버핏이 “메일함에 그의 메모가 오면 가장 먼저 연다”고 말한 인물입니다. 그가 세운 오크트리 캐피털(Oaktree Capital)의 2026년 1분기 13F, 미국 주식 약 66억 달러(약 9.8조원)에서 눈에 띄는 건 상위 종목이 아닙니다. 이번 분기 새로 담은 것 중에 나스닥100 ETF의 풋옵션이 있습니다 — 기술주가 내리면 이득을 보는 자리입니다.

오르내리는 큰 진자 아래에서 한 관찰자가 진자의 위치를 재며 우산과 방수포를 함께 준비해 두는 장면
시장의 진폭을 재면서 동시에 비에 대비하는 준비를 함께 두는 사이클 관점을 표현했습니다.AI로 제작한 편집 일러스트 · 실제 SEC 문서나 공식 이미지가 아닙니다.
13F가 처음이라면 13F란 무엇인가부터 보고 오시면 좋습니다.

하워드 막스는 누구인가

막스는 1995년 오크트리를 공동 창업해 부실채권(디스트레스드 뎃) 분야에서 이름을 쌓았습니다. 어려움에 빠진 기업의 빚을 싸게 사서 회복될 때 수익을 내는 방식입니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건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메모입니다. 시장이 지금 사이클의 어디쯤 있는지를 담담하게 짚는 글로, 2000년 닷컴 붕괴 직전에 남긴 경고가 특히 회자됩니다.

📌 알아둘 점

오크트리의 본업은 채권·부실자산·사모입니다. 그런데 13F는 미국 상장 주식만 공시합니다. 그러니 이 표는 오크트리 전체(운용자산 수천억 달러 규모)가 아니라, 그중 미국 주식으로 드러난 한 조각입니다. 규모가 작아 보인다고 오크트리가 작은 게 아니라, 이 서류가 보여주는 범위가 좁은 것입니다.

🎯 막스의 원칙 — ‘미래는 못 맞혀도, 지금 어디쯤인지는 알 수 있다.’ 시장이 언제 꺾일지 예측하는 대신, 지금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인지를 재고 그에 맞게 공격과 방어의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그의 표현으로는 “온도를 재는 일”입니다.

Top 10 — 유조선·가스·금, 그리고 풋

영문 티커를 누르면 복사됩니다 — 증권 앱 검색창에 붙여넣어 보세요.

순위종목비중성격
1톰()10.3%유조선 해운
2익스팬드 에너지 ()8.8%천연가스
3인베스코 QQQ ()5.0%📉 나스닥100 하락 베팅(풋)
4앵글로골드 아샨티 ()4.8%금광
5개럿 모션 ()4.0%자동차 부품
6인디비어 ()3.2%제약
7SPDR 오일·가스 ()2.8%📉 정유·가스 하락 베팅(풋)
8텔레폰 앤드 데이터 ()2.8%통신
9바이퍼 에너지 ()2.7%에너지 로열티
10코어 사이언티픽 ()2.1%데이터센터·채굴

빅테크가 한 종목도 없습니다. 대신 유조선·천연가스·금광·에너지 로열티 같은 실물에 값이 묶인 자산이 앞자리를 채웠습니다. 그리고 3위와 7위에 풋옵션이 들어 있습니다.

📌 알아둘 점

풋옵션은 해당 자산이 내리면 이득을 보는 계약입니다. 13F는 옵션도 보유 종목처럼 표시하기 때문에, QQQ 5.0%를 ‘나스닥을 샀다’로 읽으면 방향이 정반대로 뒤집힙니다. 여기서는 나스닥100이 내릴 때를 대비한 자리입니다. 이 13F에서 풋은 8.4%, 콜(상승 베팅)은 1.5%로, 하락 쪽 대비가 더 큽니다.

이번 분기 주목할 변화 — 풋이 ‘새로’ 들어왔다

구분건수눈에 띄는 종목
신규 매수15건QQQ 풋, 핀둬둬(), 크레도, 심플리굿푸즈 등
전량 청산17건FTAI, 인포시스, 누 홀딩스, 매리어트 풋 등
비중 확대5건코어 사이언티픽, 텔레폰 앤드 데이터, 익스팬드 에너지
비중 축소19건노키아, 세멕스, 톰, 개럿 모션 등

가장 눈에 띄는 건 QQQ 풋이 이번 분기 ‘신규’라는 점입니다. 원래 갖고 있던 걸 유지한 게 아니라, 2026년 1분기에 새로 들어온 자리입니다. 같은 기간 감액은 19건으로 증액(5건)의 네 배에 가깝습니다. 전체적으로 덜어내면서 하락 대비를 더한 분기로 읽을 수 있습니다.

한편 매리어트에 걸려 있던 풋은 청산했습니다. 개별 기업에 걸었던 하락 베팅을 접고, 지수 전체를 대상으로 한 대비로 옮겨간 모양새입니다.

그때(2026년 1분기), 시장은 어땠나?

AI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던 국면입니다. 이 분기에 오크트리는 그 상승을 사는 대신, 실물자산을 들고 지수 하락에 대비하는 자리를 더했습니다. 다만 13F에는 매수 단가가 없어 이 풋을 어느 값에, 어떤 만기로 잡았는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풋은 만기가 있는 계약이라 몇 달 안에 사라질 수도 있는 자리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2026년 7월)은?

분기 이후 막스가 공개한 메모의 주제도 같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는 AI를 두고 “거품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졌습니다. 답은 단정이 아니었습니다 — AI가 유행에 그칠 기술이 아니며 오히려 잠재력이 과소평가되고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도, 그 가능성과 지금 매겨진 은 별개로 따져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그의 정의에서 거품은 값이 비싼 것만으로 성립하지 않고, “여기서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심리가 모두를 덮을 때 완성됩니다. 그는 그 지점까지는 아직 아니라며 판정을 유보하고 관찰을 택했습니다.

시장 쪽 흐름도 그 관찰과 맞물립니다. AI에 대한 열광은 이제 ‘무엇이든 오르는 국면’에서 ‘무엇이 실제로 돈을 버는지 따지는 국면’으로 옮겨가는 중입니다. 이 블로그가 최근 살펴본 팔란티어는 매출이 사상 최고 속도로 늘었는데도 주가가 빠졌고, 알파벳·테슬라 실적 역시 잘 벌고도 값이 눌렸습니다.

실물 쪽은 어떨까요. 금값은 2026년 들어 사상 최고 구간을 오갔고, 에너지는 지정학 긴장에 따라 크게 출렁였습니다. 유조선·천연가스·금광을 앞자리에 둔 구성은 그 흐름과 같은 방향에 서 있습니다. 다만 원자재는 사이클을 크게 타는 자산이라, 방향이 바뀌면 상위 절반이 함께 흔들리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낙관과 공포 — 대비를 더한 분기, 두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AI 쏠림이 흔들리는 국면이 오면, 지수 풋과 실물자산은 함께 방패가 된다 — 값이 비싼 곳을 피하고 값이 실물에 묶인 곳에 서 있는 구성이다. (전략)

인플레이션·지정학 위험이 이어지는 동안 금·에너지는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고, 유조선처럼 공급이 제한된 업종은 운임이 버텨준다. (타이밍)

오크트리의 본업인 부실채권은 시장이 어려워질수록 기회가 늘어나는 구조라, 주식 쪽 방어와 결이 맞는다. (거시)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풋은 시장이 오르는 동안에는 비용(보험료)만 나가는 자리다 — 하락이 오지 않으면 성과를 갉아먹고, 만기가 지나면 그대로 사라진다. (밸류)

AI 상승이 이어지면 빅테크가 한 종목도 없는 이 구성은 그 상승에서 통째로 비켜서게 된다. (타이밍)

유조선·천연가스·금광은 원자재 사이클을 크게 탄다 — 운임이나 원자재 값이 꺾이면 상위 종목이 동시에 흔들린다. (거시)

13F가 보여주는 건 ‘하락 대비를 새로 더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 대비가 다가올 국면을 견디는 준비였는지, 오지 않은 하락을 기다린 비용이었는지는 시장이 답합니다.

지금 이 거시 흐름에서, 막스의 선택은?

흥미로운 건 메모와 13F가 같은 자리에 서 있다는 점입니다. 글에서는 “AI의 잠재력은 진짜지만 값은 따로 따져야 한다”고 말하고, 표에서는 지수 하락 대비와 실물자산으로 그 말을 그대로 배치했습니다. 말과 포지션이 어긋나지 않는 셈입니다.

같은 분기 다른 거장들과 견주면 위치가 더 뚜렷해집니다. 브리지워터는 지수를 통째로 사서 시장에 올라탔고, 스티븐 만델은 빅테크를 팔아 AI 사슬의 아래층(전력·장비)으로 내려갔습니다. 막스는 사슬 바깥으로 나가 반대편에 보험을 걸었습니다. 세 사람 모두 같은 AI 국면을 보고 있지만 서 있는 자리는 전부 다릅니다.

글쓴이 한마디 — 막스의 글이 오래 읽히는 이유는 맞히기 때문이 아니라 모른다고 인정하는 방식 때문일 겁니다. 그는 이번에도 “거품이다”라고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온도를 재고, 그 온도에 맞춰 우산을 하나 더 챙겼습니다. 13F에 새로 들어온 풋은 예언이라기보다 그 우산에 가까워 보입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오크트리의 2026년 1분기 13F는 유조선·천연가스·금광 같은 실물자산을 앞세우고, 나스닥100 풋을 새로 담은 방어적 구성입니다. 빅테크는 한 종목도 없고, 감액이 증액의 네 배였습니다. 오크트리의 본업은 채권·부실자산이라 이 표는 어디까지나 미국 주식 단면이라는 점은 함께 기억해둘 대목입니다.

내일 아침에는 같은 ‘집중’이라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밀어붙인 이름을 봅니다 — 상위 10종목에 빅테크가 하나도 없고, 그마저 열 개 남짓으로 끝내는 글렌 그린버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