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한 회사의 매출이 1년 만에 85% 늘었습니다 — 상장 이후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주가는 20% 넘게 빠졌습니다. 팔란티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거장들의 13F도 정확히 그만큼 갈라졌습니다 — 마이클 버리는 하락에 거는 풋을 들고 있고, 캐시 우드는 비중을 줄였으며, 브리지워터는 오히려 늘렸습니다.

팔란티어()은 무슨 회사인가
팔란티어는 흩어진 데이터를 한자리에 모아 결정을 돕는 소프트웨어를 만듭니다. 2003년 설립됐고, 오랫동안 미국 국방·정보기관이 주요 고객이었습니다. 여러 부처에 흩어진 정보를 연결해 한 화면에서 보게 해주는 식입니다.
지금은 두 축입니다. 정부·군 쪽과, 제조·의료·금융 같은 민간 기업 쪽입니다. 최근 성장의 상당 부분은 기업들이 자사 데이터에 AI를 붙이려 할 때 그 연결을 대신해주는 플랫폼(AIP)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AI 모델을 직접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 데이터와 AI 사이를 잇는 배관을 파는 회사에 가깝습니다.
거장들은 어떻게 담았나
거장 22인 중 상위 보유 목록에 팔란티어가 잡힌 건 둘인데,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표의 ‘PLTR 비중’은 각자의 포트폴리오 안에서 팔란티어가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팔란티어라는 회사의 지분을 그만큼 갖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 거장이 공시한 미국 주식 전체 중 이 종목 몫이 얼마인지를 나타냅니다 — 쉽게 말해 ‘자기 바구니에서 이 종목이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나’입니다. 그래서 같은 3.5%라도 굴리는 돈이 크면 금액은 훨씬 커집니다.
| 거장 | PLTR 비중 | 방향 |
|---|---|---|
| 마이클 버리 (사이언) | 66.0% | 📉 하락 베팅(풋) |
| 캐시 우드 (ARK) | 3.5% | 축소 |
버리의 66%를 ‘자산의 3분의 2를 팔란티어에 넣었다’로 읽으면 안 됩니다. 13F는 옵션을 기초자산의 명목 가치로 적습니다. 즉 ‘주가가 내리면 이만큼의 주식에 해당하는 이득을 보는 계약’이라는 뜻이지, 그 금액을 실제로 넣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 풋을 사는 데 드는 돈은 그보다 훨씬 작습니다. 또한 풋 매수는 주식을 빌려 파는 공매도와 다릅니다. 버리 본인도 공매도가 아니라 풋을 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상위 목록 밖에서는 방향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어제 본 브리지워터는 이번 분기 팔란티어를 늘린 쪽이었습니다. 약 1,000개 종목을 규칙에 따라 담는 곳이라 개별 확신으로 읽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전부가 파는 중’은 아니라는 사실은 남습니다.
값이 이야기를 앞질렀나 — 논쟁의 핵심
버리가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건 사업이 아니라 값입니다. 그는 팔란티어의 적정 가치를 주당 46달러 수준으로 보며 현재 주가와의 간극을 지적했고, AI 기대에 얹혀 있는 상태를 두고 ‘모래성’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이 발언이 나올 때마다 주가는 하루에 6~7%씩 흔들렸습니다.
숫자로 보면 논쟁의 자리가 분명해집니다. 매출은 85%라는 역대 최고 속도로 늘었는데, 시가총액은 약 3,250억 달러(약 484조원)이고 예상 이익 대비 주가는 150배가 넘는 구간입니다. 성장은 사실이고 값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 논쟁은 ‘이 회사가 좋은가’가 아니라 ‘이 성장이 얼마나 오래 이 속도로 이어져야 지금 값이 설명되는가’에 놓여 있습니다.
그때(2026년 1분기)와 지금(2026년 7월)
주가는 직전 13F 기준일 177.75달러에서 이번 13F 기준일 146.28달러로 한 분기 만에 18% 가까이 내렸습니다. 거장들이 이 분기에 각자의 방향을 정한 건 그 하락이 진행되던 한복판이었습니다.
지금(2026년 7월) 그 흐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13F 기준일 이후 주가는 146.28달러에서 133.59달러로 8.7% 더 내렸고, 2025년 9월 말(182.42달러)과 견주면 27% 낮은 자리입니다. 그사이 회사가 발표한 실적은 오히려 좋았습니다 — 사상 최고 성장률을 기록한 분기 실적 발표 직후에도 주가는 떨어졌습니다.
정리하면 실적이 좋아질수록 값의 부담이 더 도드라지는 구간입니다. 좋은 실적이 나와도 ‘그래서 지금 값이 설명되느냐’는 질문이 남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 하락으로 값의 부담이 줄어든 만큼, 같은 성장 속도가 몇 분기만 더 이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반론도 함께 존재합니다.
낙관과 공포 — 벌어진 간격, 두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기업들이 AI를 실제 업무에 붙이려 할 때 데이터를 잇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 그 자리를 선점한 회사이고, 정부 계약은 쉽게 바뀌지 않는 기반이 된다. (전략)
85% 성장이 몇 분기 더 이어지면 값의 부담은 실적이 따라잡는다. 주가가 27% 내린 만큼 그 간격도 줄었다. (타이밍)
국방·안보 예산은 경기와 따로 움직여, 민간 지출이 위축되는 국면에서도 완충 역할을 한다. (거시)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예상 이익의 150배가 넘는 값은 완벽에 가까운 실행을 전제로 한다 — 성장률이 조금만 꺾여도 값부터 조정된다. (밸류)
사상 최고 실적에도 주가가 빠졌다는 건 시장이 이미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대를 넘기기가 분기마다 더 어려워진다. (타이밍)
대형 클라우드·AI 업체들이 비슷한 연결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기 시작하면, 배관을 파는 자리의 값어치가 얇아진다. (거시)
13F가 보여주는 건 ‘한쪽은 하락에 걸었고 한쪽은 줄였고 또 한쪽은 늘렸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값과 실적 중 어느 쪽이 상대를 따라잡을지는 다음 몇 분기의 성장률이 답합니다.
글쓴이 한마디 — 이 종목이 흥미로운 건 논쟁의 양쪽이 같은 사실 위에 서 있다는 점입니다. 매출이 85% 늘었다는 것도, 예상 이익의 150배라는 것도 둘 다 맞습니다. 좋은 회사인가와 좋은 값인가는 다른 질문이라는 걸 이만큼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도 드뭅니다. 참고로 13F에서 옵션은 명목가로 잡히니, 비중 숫자만 보고 ‘누가 얼마를 걸었다’로 읽지 않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 13F를 읽을 때 놓치기 쉬운 함정에 그런 착시들을 정리해두었습니다.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