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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분석

토마스 게이너의 마켈 2026년 1분기 13F 포트폴리오

작은 버크셔가 가장 크게 든 건 진짜 버크셔였다

'보험업의 버크셔'라 불리는 회사.
그 포트폴리오의 1등은 진짜 버크셔였습니다.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 정보 제공 목적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미국 밸류 투자 진영에는 ‘작은 버크셔’라 불리는 회사가 있습니다. 보험으로 돈을 벌어 그 돈으로 주식을 사는 구조가 버크셔와 같기 때문입니다. 마켈 그룹(), 그리고 그 투자를 오래 이끌어온 토마스 게이너(Thomas Gayner)입니다. 미국 주식 약 119억 달러(약 17.7조원)인 이 회사의 2026년 1분기 13F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한 건 진짜 버크셔였습니다.

한쪽에서 물이 꾸준히 채워지는 저수조와 그 물로 자라는 여러 그루의 나무가 나란히 놓인 장면
보험료로 채워지는 자금이 오래 묵는 투자로 흘러가는 구조를 표현했습니다.AI로 제작한 편집 일러스트 · 실제 SEC 문서나 공식 이미지가 아닙니다.
13F가 처음이라면 13F란 무엇인가부터 보고 오시면 좋습니다.

마켈은 어떤 회사이고, 게이너는 누구인가

먼저 짚을 게 있습니다. 마켈은 헤지펀드가 아니라 상장 보험회사입니다. 게이너는 남의 돈을 굴리는 펀드매니저가 아니라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로, 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투자를 이끕니다. 그가 투자를 맡은 건 1990년부터이고, 2005년 공동 CEO를 거쳐 지금은 회사 전체를 이끌고 있습니다.

구조가 버크셔와 닮은 이유는 플로트(float) 때문입니다.

📌 알아둘 점

보험사는 보험료를 먼저 받고 사고가 났을 때 보험금을 나중에 냅니다. 그 사이에 쌓여 있는 돈을 플로트라고 합니다. 회사 입장에선 이자를 거의 물지 않고 오래 굴릴 수 있는 자금인 셈입니다. 버핏이 버크셔를 키운 방식이 바로 이 플로트로 주식을 산 것이고, 마켈이 ‘작은 버크셔’로 불리는 이유도 같습니다. 빌린 돈이 아니라 사업에서 나온 돈이라 급하게 팔 이유가 없다는 게 핵심입니다.

🎯 게이너의 원칙 — ‘우리는 단거리 주자가 아니라 마라토너다.’ 자본을 적게 넣고도 이익을 잘 내는 회사, 정직하고 유능한 경영진, 번 돈을 다시 굴릴 수 있는 사업, 그리고 값이 가치보다 쌀 것 — 이 네 가지를 보고 사서 오래 둡니다. 실제로 회전율은 2%대, 평균 보유 기간은 30분기(약 7년 반)에 이릅니다.

Top 10 — 1위가 버크셔다

영문 티커를 누르면 복사됩니다 — 증권 앱 검색창에 붙여넣어 보세요.

순위종목비중성격
1버크셔 해서웨이 A ()6.7%보험·복합기업
2알파벳 ()6.6%검색·클라우드
3버크셔 해서웨이 B ()6.2%1위와 같은 회사
4브룩필드 ()4.4%대체투자·인프라
5디어 ()4.1%농기계
6아마존 ()3.5%이커머스·클라우드
7아날로그 디바이시스 ()2.7%아날로그 반도체
8애플 ()2.6%스마트폰·서비스
9골드만삭스 ()2.5%투자은행
10비자 ()2.5%결제 인프라

표를 그대로 읽으면 1위가 6.7%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1위와 3위는 같은 회사입니다 —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식이 A주와 B주 두 종류로 나뉘어 있고, 13F에는 각각 별도로 잡힙니다. 합치면 12.9%로, 2위 알파벳(6.6%)의 두 배에 가까운 압도적 1위입니다.

‘작은 버크셔’라 불리는 회사가 자기 자산의 8분의 1을 진짜 버크셔에 넣어둔 셈입니다. 버핏의 방식을 따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회사 자체를 가장 크게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나머지 자리도 성격이 분명합니다. 알파벳·아마존·애플 같은 빅테크가 있지만 각각 2~6%대로 담담하고, 브룩필드·디어·골드만삭스·비자처럼 오래된 사업이 오래된 방식으로 돈을 버는 회사들이 함께 서 있습니다.

이번 분기 주목할 변화 — 43건 사고 2건 팔았다

구분건수종목
비중 확대43건CSX, 프랑코네바다(), 얌브랜즈, 팩트셋, 캐나다국철, 엑슨모빌(), 노퍽서던() 등
신규 매수4건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웨어하우저, 메르카도리브레() 등
전량 청산3건초이스호텔, 타깃(), 트랜스유니온
비중 축소2건S&P글로벌, 유나이티드헬스()

숫자가 성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늘린 게 43건인데 줄인 건 2건입니다. 대부분의 자리에 조금씩 더 담았다는 뜻이고, 종목을 갈아타기보다 갖고 있는 것을 늘리는 쪽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늘린 목록에서는 철도(CSX·노퍽서던·캐나다국철)가 나란히 보이고, 금 로열티(프랑코네바다)와 엑슨모빌도 있습니다. 새로 담은 것 중에는 파이프라인 회사(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임업 리츠(웨어하우저), 중남미 이커머스(메르카도리브레)가 있습니다. 철도·파이프라인·임야처럼 쉽게 새로 만들 수 없는 자산 쪽에 무게가 실린 분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때(2026년 1분기), 시장은 어땠나?

AI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던 분기입니다. 마켈의 표에도 알파벳·아마존·애플이 있지만, 이들이 상위를 독식하지는 않습니다. AI 흐름에 올라타되 그 비중을 담담하게 유지하고, 나머지를 철도·인프라·금융에 나눠 둔 구성입니다.

13F에는 매수 단가가 없어 이 자리들을 언제 어떤 값에 잡았는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평균 보유 기간이 7년을 넘는 곳이라, 이번 분기 표의 상당 부분은 몇 해 전에 시작된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지금(2026년 7월)은?

분기 이후 시장의 질문은 ‘AI에 쓴 돈이 언제 이익으로 돌아오는가’로 좁혀졌습니다. 잘 벌고도 주가가 눌리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값이 기대를 앞질렀는지 따지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흐름에서 마켈의 구성은 어느 한쪽에 걸려 있지 않습니다. 빅테크가 흔들려도 비중이 2~6%대라 충격이 제한적이고, AI 상승이 이어져도 그 자리만큼은 함께 갑니다. 대신 성과의 상당 부분이 버크셔에 묶여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 버크셔 자체가 보험과 대규모 현금, 여러 사업을 안고 있는 복합기업이라, 이 자리는 ‘또 하나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통째로 산 것’에 가깝습니다.

금 로열티(프랑코네바다)를 늘린 것도 지금 국면과 맞물립니다. 금값이 2026년 들어 사상 최고 구간을 오간 흐름은 프렘 왓사·존 폴슨 같은 이름들이 실물자산에 무게를 둔 배경과 같습니다. 다만 마켈에서 그 비중은 앞자리를 차지할 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낙관과 공포 — 플로트로 오래 두는 방식, 두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플로트는 사업에서 나오는 돈이라 시장이 빠져도 팔아야 할 이유가 없다 — 값이 흔들릴 때 오히려 더 담을 수 있는 구조다. 이번 분기 43건 증액이 그 방식이다. (전략)

철도·파이프라인·임야처럼 새로 만들기 어려운 자산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값을 지키는 쪽에 가깝다. (타이밍)

빅테크 비중이 담담해 AI 밸류에이션 조정이 와도 전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거시)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자산의 8분의 1이 버크셔 한 곳에 묶여 있다 — 분산처럼 보이지만 그 회사의 성과에 크게 연동된다. (밸류)

보험은 대형 재해가 나면 보험금 지급이 몰린다. 플로트가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투자 여력도 함께 줄어든다. (타이밍)

오래 두는 방식은 산업이 구조적으로 바뀔 때 대응이 늦다 — 철도·농기계처럼 오래된 사업일수록 변화가 왔을 때 빠져나오기 어렵다. (거시)

13F가 보여주는 건 ‘거의 팔지 않고 계속 담았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 인내가 복리로 돌아올지, 변화에 늦는 이유가 될지는 각 사업의 다음 10년이 답합니다.

지금 이 거시 흐름에서, 게이너의 선택은?

이 표에서 배울 점은 종목이 아니라 시간을 다루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회전율 2%대에 평균 보유 7년 반, 한 분기에 43건을 늘리고 2건만 줄인 기록은 ‘언제 팔지’를 거의 고민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그 돈이 남에게 빌린 돈도,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고객 돈도 아닌 보험 사업에서 나온 자금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개인 투자자에게 양날입니다. ‘오래 들고 가라’는 조언은 흔하지만, 오래 들고 갈 수 있으려면 급하게 팔 이유가 없는 돈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먼저 붙습니다. 마켈의 성과를 보고 따라 하기 전에, 그 전제부터 같은지 확인해볼 만합니다.

앞서 본 브레이브 워리어가 ‘아는 것만 적게’로 위험을 다뤘다면, 마켈은 ‘급할 이유가 없는 돈’으로 다룹니다. 둘 다 밸류 계열이지만 안전장치를 서로 다른 곳에 두고 있습니다.

글쓴이 한마디 — ‘작은 버크셔’라 불리는 회사가 정작 가장 크게 들고 있는 게 진짜 버크셔라는 건, 자기 방식에 대한 담백한 확인처럼 보입니다. 흉내 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원본의 주주가 되어 있는 셈이니까요. 13F에서 A주와 B주가 따로 잡히는 탓에 이 사실이 표만 봐서는 잘 안 보인다는 점은, 숫자를 읽을 때 한 번 더 들여다볼 이유가 됩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마켈의 2026년 1분기 13F는 버크셔 A·B주를 합친 12.9%가 압도적 1위이고, 알파벳·아마존·애플을 담담한 비중으로 두면서 철도·파이프라인·인프라를 함께 담은 포트폴리오입니다. 이번 분기 증액은 43건인데 감액은 2건뿐이었습니다. 헤지펀드가 아니라 보험사의 자산 운용이며, 그 자금이 플로트라는 점이 이 인내를 가능하게 하는 바탕입니다.

내일 아침에는 같은 밸류 계열이면서도 합쳐보면 1등이 빅테크로 바뀌는 포트폴리오를 봅니다 — 연례 서한으로 유명한 캐나다의 프랑수아 로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