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어제 아침 글에서 8월 14일이면 13F가 통째로 갱신된다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마감을 일주일 앞두고 이미 2분기 표를 낸 곳이 있습니다. 오늘 보는 이름이 그중 하나입니다.
트위디 브라운(Tweedy, Browne), 지난 금요일 6월 30일 기준 13F를 제출했습니다. 이 블로그가 6주 동안 3월 말 표만 봐왔으니, 이게 첫 2분기 표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는 이야기가 하나 딸려 있습니다.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첫 주식을 산 곳이 여기입니다.

트위디 브라운은 누구인가
1920년에 세워진 회사입니다. 올해로 106년째고, 월가에서 가장 오래된 밸류 투자 회사로 불립니다.
처음에는 운용사가 아니라 브로커, 즉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중개하는 회사였습니다. 그리고 그 고객 명단에 벤저민 그레이엄이 있었습니다. 『증권분석』과 『현명한 투자자』를 쓴, 가치투자라는 말을 만든 그 사람입니다.
그레이엄의 제자였던 젊은 버핏도 자연히 이곳을 썼습니다. 버핏 파트너십(1956년부터 1966년까지)의 주 거래 창구가 트위디 브라운이었고,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처음 사들인 것도 이 회사를 통해서였습니다.
버핏은 1984년에 쓴 「그레이엄-도드 마을의 슈퍼투자자들」이라는 글에서 트위디 브라운을 직접 지목했습니다. 시장을 이긴 것이 운이 아니라 같은 방법을 쓴 사람들이 공통으로 낸 결과임을 보이려고 아홉 곳의 성적을 나열했는데, 그중 하나였습니다. 1966년부터 1982년까지 다우와 S&P500을 모두 크게 앞섰다는 기록이 그 글에 실려 있습니다.
🎯 트위디 브라운의 원칙 — ‘싼 것을 여러 개, 오래.’ 회사의 값어치를 자산과 이익으로 따로 계산하고, 시장 값이 거기에 크게 못 미칠 때만 삽니다. 한 종목에 운명을 걸지 않고 수십 개로 나눠 담으며, 미국 밖에서도 같은 기준으로 찾습니다.
Top 보유 — 농기계와 신약, 그리고 버크셔
영문 티커를 누르면 복사됩니다 — 증권 앱 검색창에 붙여넣어 보세요.
| 종목 | 비중 | 무슨 회사인가 |
|---|---|---|
| CNH 인더스트리얼 () | 17.11% | 농기계·건설장비 |
| 아이오니스 () | 13.70% | RNA 신약 |
| 코카콜라 펨사 () | 9.34% | 중남미 음료 병입 |
| 버크셔 해서웨이 A주 () | 8.17% | 버핏의 지주회사 |
| 존슨앤존슨 () | 3.88% | 제약·의료기기 |
| 알파벳 () | 3.83% | 검색·클라우드 |
| 버크셔 해서웨이 B주 () | 3.70% | 위 4위와 같은 회사의 소액주 |
미국 주식 규모는 약 13억 2,000만 달러(약 1조 9,000억 원)이고 91종목을 들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다룬 곳들과 견주면 큰 편이 아닙니다 — 버크셔나 해리스의 수십 분의 일입니다.
눈에 먼저 걸리는 건 1위와 2위의 조합입니다. 농기계 회사와 신약 회사가 나란히 30.8%를 차지합니다. 밸류 하우스의 표에서 흔히 보는 그림은 아닙니다.
그리고 버크셔가 A주와 B주로 나뉘어 4위와 7위에 있습니다. 둘을 합치면 11.87%로 실질 2위입니다. 106년 전 브로커였던 회사가 버핏에게 팔았던 그 주식을, 지금은 자기 계정으로 들고 있는 셈입니다.
A주와 B주는 같은 회사의 주식인데 크기가 다릅니다. 버크셔 A주는 한 주에 수억 원이라 쪼갤 수 없어서, 버핏이 1996년에 1,500분의 1 크기의 B주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지금 비율은 A주 1주 = B주 1,500주입니다. 13F에서는 다른 줄로 잡히기 때문에, 이렇게 나눠 담은 곳은 둘을 더해야 실제 비중이 보입니다. 루소 편에서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 분기 주목할 변화 — 106건이 움직였다
| 구분 | 건수 | 종목 |
|---|---|---|
| 비중 확대 | 41건 | CNH·코카콜라 펨사 등 |
| 비중 축소 | 34건 | 알파벳·존슨앤존슨 등 |
| 전량 청산 | 15건 | 씰드에어·CVS·AGCO 등 |
| 신규 매수 | 13건 | — |
91종목에서 106건이 움직였으니 꽤 손이 바쁜 분기였습니다. 다만 나이그렌 편에서 짚었듯, 건수는 성격보다 종목 수의 함수에 가깝습니다.
건수보다 눈여겨볼 건 청산 목록에 있는 이름 하나입니다. AGCO입니다.
AGCO는 농기계 회사입니다. 그런데 이 표의 1위도 농기계()입니다. 같은 업종에서 하나를 통째로 비우고 다른 하나에 17%를 실은 것이죠. 업종을 버린 게 아니라 그 업종 안에서 한 곳으로 모은 모양새입니다.
지난주 본 메이슨 호킨스도 같은 일을 했습니다. 목재 관련 두 곳을 비우고 레이오니어 하나로 모았죠. 업종 판단과 종목 판단은 다른 층위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가장 큰 청산은 포장재 회사 씰드에어로, 직전 분기 1.43%였습니다.
그때(2026년 2분기), 시장은 어땠나?
이 표의 기준일은 6월 30일입니다. 지금까지 이 시리즈가 봐온 3월 말보다 석 달 뒤의 장면이라는 뜻입니다.
그 석 달은 AI 대형주가 지수를 계속 밀어 올린 구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표에서 그 흐름에 해당하는 이름은 알파벳 3.83% 하나뿐이고, 그마저 이번 분기에 줄인 쪽입니다.
대신 늘린 자리는 농기계와 중남미 음료였습니다. 지수를 끌어올린 것과 완전히 다른 곳에 손을 댄 분기입니다.
그래서 지금(2026년 8월)은?
어제 주간 브리핑에서 봤듯, 지난주 시장은 일자리가 줄었는데 지수가 사상 최고를 찍는 국면이었습니다. 금리 인상 걱정이 물러났다는 해석이 랠리를 만들었죠.
이 표는 그 해석과 무관한 쪽에 서 있습니다. 농기계는 농부가 트랙터를 바꿀 때 팔리고, 병입 회사는 사람들이 음료를 마실 때 팔립니다.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그 수요가 사라지지는 않지만, 반대로 시장이 달아오를 때 같이 달아오르지도 않습니다.
낙관과 공포 — 106년 된 방식, 두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1920년부터 같은 기준을 써온 조직이다. 사람이 바뀌어도 방법이 남는 쪽에 가깝다. (조직)
91종목으로 나눠 담아 한 판단이 틀려도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다. (전략)
지수를 끌어올린 종목이 거의 없다 — 그 흐름이 꺾일 때 같이 꺾일 이유도 적다. (거시)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1·2위 두 종목이 30.8%다. ‘나눠 담는다’는 설명과 실제 무게중심이 다르다. (집중)
농기계는 곡물값과 농가 소득에 실적이 통째로 묶인다. 회사가 잘해도 업황이 눌리면 소용없다. (사업)
싸서 산 종목이 계속 싸면, 값어치 계산이 틀렸을 가능성을 오래 확인하지 못한다. (밸류)
13F가 보여주는 건 ‘6월 30일에 이렇게 들고 있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 판단이 옳았는지는 이 종목들의 다음 몇 해가 답합니다.
지금 이 거시 흐름에서, 트위디 브라운의 선택은?
이 표에서 개인 투자자가 가져갈 대목은 버크셔가 왜 여기 있는가입니다.
버핏에게 버크셔 주식을 중개해준 회사가, 60년이 지나 그 주식을 자기 포트폴리오 2위 자리에 두고 있습니다. 사이가 좋아서가 아니라 같은 기준으로 계산했더니 여전히 값어치 아래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배울 점은 오래 아는 회사를 계속 보는 것의 힘입니다. 새 종목을 찾아 헤매는 대신, 이미 잘 아는 회사가 싸질 때를 기다리는 방식이죠. 개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 아는 회사 열 개를 오래 보는 편이, 모르는 회사 백 개를 훑는 것보다 낫습니다.
글쓴이 한마디 — 이 시리즈의 첫 2분기 표로 이 회사가 걸린 게 우연치고는 묘했습니다. 가치투자라는 말이 시작된 자리에서 일하던 브로커가, 106년 뒤에도 같은 계산을 하고 있고, 그 표에 버핏의 회사가 들어 있으니까요. 방법이 사람보다 오래 산다는 문장을 이렇게 확인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트위디 브라운의 2026년 2분기 13F는 CNH 인더스트리얼 17.11%·아이오니스 13.70%로 시작하는 91종목 포트폴리오입니다. 버크셔를 A주와 B주로 나눠 담아 합치면 11.87%로 실질 2위이고, 이번 분기에는 신규 13·청산 15·증액 41·감액 34, 합쳐서 106건이 움직였습니다. 농기계 회사 AGCO를 통째로 비우고 같은 업종의 CNH에 무게를 실은 것이 눈에 띕니다.
오늘 저녁에는 이번 주 목요일에 실적을 내는 종목을 봅니다 — 반도체 만드는 기계를 파는 회사이고, 13F 기준일 이후 값이 두 배 넘게 뛰었다가 되밀렸습니다.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