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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분석

셈퍼 아우구스투스의 2026년 1분기 13F 포트폴리오

튤립 버블에서 이름을 딴 투자자가 버크셔에 4분의 1을 실었다

튤립 버블의 이름을 단 투자자.
버크셔 한 종목에 4분의 1을 실었습니다.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 정보 제공 목적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어제 저녁에 본 홈디포는 거장이 2.53%만 담은 자리였습니다. 오늘 아침 표는 정반대입니다 — 한 종목이 24.43%입니다.

그리고 그 종목이 버크셔 해서웨이입니다. 남의 회사를 골라 담는 사람이, 남의 회사를 골라 담는 회사를 4분의 1이나 들고 있는 셈입니다.

화려하게 치장된 튤립 경매를 뒤로하고 내구성 있는 사업 모형과 현금 상자를 점검하는 투자자
튤립 버블의 이름을 경계로 삼아 시장 가격과 사업 가치를 분리해서 보는 셈퍼 아우구스투스의 원칙을 표현했습니다.AI로 제작한 편집 일러스트 · 실제 SEC 문서나 공식 이미지가 아닙니다.
13F가 처음이라면 13F란 무엇인가부터 보고 오시면 좋습니다.

셈퍼 아우구스투스는 누구인가

셈퍼 아우구스투스(Semper Augustus Investments Group)는 1998년 크리스토퍼 블룸스트란이 세운 회사입니다. 미국 주식 규모는 약 8억 3,700만 달러(약 1조 2,000억 원)로 큰 편이 아니고, 부유층·재단·연기금의 돈을 굴립니다.

먼저 이름부터 짚고 가야 합니다.

📌 알아둘 점

’셈퍼 아우구스투스’는 1637년 네덜란드 튤립 파동 때 가장 비쌌던 튤립 품종의 이름입니다. 라틴어로 ‘언제나 위엄 있는’이라는 뜻인데, 당시 이 구근 한 뿌리가 암스테르담 운하변 저택 값에 거래됐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얼마 뒤 값이 무너졌죠. 기록에 남은 최초의 자산 버블입니다. 버블의 상징을 회사 이름으로 삼은 것은, 값과 값어치가 갈라지는 순간을 늘 기억하겠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블룸스트란은 업계에서 버크셔 분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매년 내는 연례 서한이 100페이지가 넘는데, 최근에는 그중 59페이지를 버크셔 한 회사에 쓴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부터 20년 넘게 이 주식을 들고 있습니다.

🎯 블룸스트란의 원칙 — ‘분산을 위한 분산은 하지 않는다.’ 사업의 질과 재무 건전성을 끝까지 따져보고, 확신이 서는 회사에만 크게 겁니다. 종목 수를 늘려 위험을 줄이는 대신 아는 회사를 깊게 아는 것으로 위험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Top 보유 — 버크셔, 1달러 가게, 그리고 금

영문 티커를 누르면 복사됩니다 — 증권 앱 검색창에 붙여넣어 보세요.

종목비중무슨 회사인가
버크셔 해서웨이 ()24.43%버핏의 지주회사
달러제너럴 ()9.19%저가 생활용품 소매
데커스아웃도어 ()7.90%어그·호카 신발
알래스카항공 ()7.45%항공사
올린 ()7.21%화학·탄약
달러트리 ()6.72%균일가 소매
뉴몬트 ()6.19%금광
킨로스 골드 ()5.50%금광
파이브빌로우 ()5.26%저가 잡화

42종목인데 상위 9개가 79.9%입니다. 나머지 33종목이 20%를 나눠 갖는 구조죠.

이 표를 세 덩어리로 묶으면 성격이 선명해집니다.

① 버크셔 24.43% — 사실상 이 표의 절반은 여기에 걸려 있습니다. 버크셔 자체가 수십 개 사업과 주식을 담은 그릇이니까요.

② 싸게 파는 가게 셋 21.17% — 달러제너럴·달러트리·파이브빌로우입니다. 셋 다 물건을 싸게 파는 소매점이고, 합치면 버크셔 다음으로 큰 덩어리입니다.

③ 금광 둘 11.69% — 뉴몬트와 킨로스 골드입니다.

세 덩어리를 합치면 57.3%입니다.

보호된 안뜰에 복합기업 창고와 할인 생활용품 가게와 금광 저장고가 세 구역으로 자리한 모습
버크셔의 현금력, 할인점의 불황 방어력, 금의 통화 충격 방어력을 세 축으로 묶은 포트폴리오를 표현했습니다.AI로 제작한 편집 일러스트 · 실제 SEC 문서나 공식 이미지가 아닙니다.

이 조합은 무엇을 말하나

셋을 나란히 놓으면 하나의 방향이 보입니다.

저가 소매는 사람들의 지갑이 얇아질 때 오히려 손님이 늘어나는 업종입니다. 형편이 빠듯해지면 비싼 가게 대신 싼 가게로 옮겨가니까요. 금은 돈의 값어치가 흔들릴 때 찾는 자산이고, 버크셔는 현금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값이 무너지길 기다리는 회사입니다.

즉 이 표는 ‘경기가 식고 물가가 흔들리는 국면’에 맞춰진 구성입니다. 튤립 버블의 이름을 단 회사가 만든 표치고는 앞뒤가 맞습니다.

다만 여기서 조심할 게 있습니다. 이건 해석이지 선언이 아닙니다. 13F에는 왜 담았는지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같은 표를 두고 ‘경기 방어’가 아니라 ‘그냥 각각 싸서 샀다’로 읽을 수도 있고, 실제로 이 사람의 방식은 거시 전망이 아니라 개별 회사의 값어치에서 출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때(2026년 1분기), 시장은 어땠나?

AI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던 분기입니다. 이 표에는 그 이름이 하나도 없습니다. 빅테크도, 반도체도, AI 소프트웨어도 없습니다.

지난주 본 호킨스의 표와 성격이 비슷하지만, 이쪽은 한 걸음 더 갑니다. 호킨스가 ‘값이 맞을 때만 산다’였다면, 여기는 ‘값이 무너질 때를 대비한다’에 가깝습니다. 금과 현금 부자 회사를 함께 담은 것이 그 차이입니다.

그래서 지금(2026년 8월)은?

일요일 브리핑에서 봤듯, 지난주는 일자리가 줄었는데 지수가 사상 최고를 찍은 주였습니다.

이 표의 관점에서 보면 앞쪽 사실이 더 중요합니다. 고용이 식으면 지갑이 얇아지고, 그러면 저가 소매의 손님이 늘어납니다. 반대로 지수가 사상 최고라는 건 이 표가 또 한 번 뒤처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금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금리 인상 걱정이 물러나면 금에는 유리한 환경이 됩니다 — 이자를 주지 않는 자산이라 금리가 높을수록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존 폴슨 편에서 다룬 논리와 같습니다.

낙관과 공포 — 버블의 이름을 단 표, 두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버크셔는 그 자체가 수십 개 사업의 묶음이다. 24%를 실어도 실제로는 한 종목에 건 게 아니다. (구조)

경기가 식으면 저가 소매의 손님이 늘고, 돈이 흔들리면 금이 오른다 — 나쁜 국면에 준비된 표다. (거시)

20년 넘게 한 회사를 파고든 사람이다. 아는 것에만 크게 거는 방식은 실수를 줄인다. (조직)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경기가 식지 않으면 이 표는 계속 뒤처진다. 대비는 대비일 뿐, 안 일어나면 비용이다. (타이밍)

금광은 금값에 실적이 통째로 묶인다. 회사가 잘해도 금이 빠지면 소용없다. (사업)

버크셔 24%는 결국 버핏 이후에 대한 베팅이기도 하다. 그 전환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집중)

13F가 보여주는 건 ‘3월 말에 이렇게 묶어두고 있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 준비가 통찰이었는지 기우였는지는 다음 몇 해가 답합니다.

지금 이 거시 흐름에서, 셈퍼 아우구스투스의 선택은?

이 표에서 개인 투자자가 가져갈 대목은 이름에 담긴 태도입니다.

버블의 상징을 회사 이름으로 달아놓는다는 건, 매일 아침 ‘값과 값어치는 다르다’는 문장을 스스로에게 읽히는 일에 가깝습니다. 사람은 오르는 것을 보면 사고 싶어지고, 그 충동은 지식으로 막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충동을 막는 장치를 구조로 만들어두는 쪽이 실전에서는 더 잘 작동합니다.

개인에게도 같은 게 필요합니다. 매수 이유를 적어두는 메모든, 한 종목의 상한 비중이든, 흥분한 상태의 나를 미리 제어하는 규칙 말입니다.

글쓴이 한마디 — 회사 이름을 확인하고 한참 웃었습니다. 튤립 한 뿌리가 집값이 됐던 사건에서 이름을 따놓고, 정작 표는 금과 1달러 가게로 채워놓았으니까요. 버블을 기억하는 방법으로 버블의 이름을 쓰는 것 — 자기 자신을 못 믿는 사람이 만든 장치 같아서, 오히려 신뢰가 갔습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셈퍼 아우구스투스의 2026년 1분기 13F는 버크셔 24.43%를 꼭대기에 둔 42종목 포트폴리오입니다. 그 아래로 달러제너럴·달러트리·파이브빌로우 같은 저가 소매 셋이 21.17%, 뉴몬트·킨로스의 금광 둘이 11.69%로 이어집니다. 셋을 합치면 57.3%이고, AI나 빅테크 이름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늘 저녁에는 이 시리즈에서 가장 조용한 반도체 회사를 봅니다 — 전기 신호를 디지털로 바꾸는 칩을 만들고, 다음 주 수요일에 실적을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