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어제 본 브리지워터의 표는 석 달 동안 1,200번 움직였습니다.
오늘 표는 0번입니다.
신규도, 청산도, 증액도, 감액도 없습니다. 네 종목의 주식 수가 한 주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같은 석 달 동안 이 표 안에서 1등이 바뀌기 직전까지 갔습니다.
🎯 멍거의 원칙 — ‘좋은 회사 몇 개면 충분하다.’ 찰리 멍거는 넓게 나누는 것을 오히려 위험하다고 봤습니다. 이해한 회사 소수에 크게 걸고 가만히 있는 것을 방식으로 삼았습니다. 이 표는 그 원칙이 사람이 떠난 뒤에도 남은 모습입니다 — 멍거는 2023년 11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네 종목, 그리고 0건
데일리 저널()은 헤지펀드가 아니라 상장 회사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법률 전문 신문을 내고, 법원에 사건 관리 소프트웨어를 파는 자회사를 두고 있습니다. 멍거는 이 회사의 회장이었고, 회사가 번 여윳돈으로 주식을 샀습니다.
미국 주식 평가액은 2억 5,666만 달러(약 3,696억원)입니다.
영문 티커를 누르면 복사됩니다 — 증권 앱 검색창에 붙여넣어 보세요.
| 종목 | 2분기 비중 | 1분기 비중 | 주식 수 |
|---|---|---|---|
| 웰스파고() | 45.50% | 46.74% | 1,413,000주 |
| 뱅크오브아메리카() | 44.40% | 40.51% | 2,000,000주 |
| 알리바바() | 7.29% | 10.17% | 195,000주 |
| US뱅코프() | 2.81% | 2.58% | 119,500주 |
종목이 넷이고, 그 넷이 100%입니다. 그중 은행 셋이 92.7%입니다.
오른쪽 끝 주식 수 칸을 보세요. 1분기와 숫자가 완전히 같습니다. 그런데 왼쪽 두 칸은 전부 움직였습니다.
1등과 2등의 격차가 5분의 1 아래로 줄었습니다
| 1분기 | 2분기 | |
|---|---|---|
| 웰스파고 | 46.74% | 45.50% |
| 뱅크오브아메리카 | 40.51% | 44.40% |
| 격차 | 6.23%p | 1.10%p |
한 주도 사고팔지 않았는데 격차가 5분의 1 아래로 좁혀졌습니다. 이대로 한 분기만 더 가면 1위가 바뀝니다. 그리고 그 역전은 누가 무엇을 사고팔아서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이유는 주가입니다.
| 종목 | 2분기 주가 |
|---|---|
| 뱅크오브아메리카 | +17.5% |
| 웰스파고 | +4.4% |
| 알리바바 | −22.8% |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웰스파고보다 13%포인트 더 올랐습니다. 같은 주식 수를 들고 있어도 값이 다르게 움직이면 표 안의 순서는 저절로 바뀝니다.

비중이 줄었다고 판 게 아닙니다
알리바바 비중이 10.17%에서 7.29%로 떨어졌습니다. 표만 보면 “알리바바를 많이 줄였다”고 읽힙니다. 한 주도 팔지 않았습니다.
2분기에 알리바바 주가가 22.8% 내렸을 뿐입니다. 반대로 US뱅코프는 비중이 2.58%에서 2.81%로 올랐지만 역시 119,500주 그대로입니다.
어제 브리지워터 편에서는 주식을 58% 팔았는데 비중이 오른 자리를 봤습니다. 오늘은 한 주도 안 팔았는데 비중이 3%포인트 내린 자리입니다. 비중은 그 자체로 방향을 말해 주지 않습니다. 반드시 주식 수를 함께 봐야 합니다.
네 종목 중 하나만 다릅니다
표를 다시 보면 세 개는 미국 은행입니다.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US뱅코프. 나머지 하나가 알리바바입니다.
| 나머지 셋 | 알리바바 | |
|---|---|---|
| 업종 | 은행 | 전자상거래 |
| 나라 | 미국 | 중국 |
| 2분기 주가 | 전부 상승 | −22.8% |
멍거는 생전에 중국 기업의 값이 미국보다 싸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고, 이 자리는 그 판단이 남은 흔적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을 검토할 사람이 지금은 없습니다. 비중이 10%에서 7%로 내려앉는 동안 아무도 더 사지 않았고 아무도 팔지 않았습니다.
1위가 바뀌어도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앞에서 1등이 바뀌기 직전이라고 썼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둬야 합니다. 순위가 바뀌어도 이 회사가 할 일은 없습니다.
보통의 펀드라면 한 종목이 너무 커졌을 때 덜어내서 비중을 되돌립니다. 이걸 리밸런싱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데일리 저널의 표는 2년 반 동안 그런 일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즉 이 표에서 순위는 결과일 뿐 결정이 아닙니다.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중 누가 1등인지는 두 은행의 주가가 정하고, 회사는 그것을 그대로 둡니다. 우리가 1위 역전을 두고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은행 두 곳의 성적 차이까지이고, 그 이상은 없습니다.
이 표를 지금 누가 지키고 있나
멍거가 떠난 지 2년 반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표는 그대로입니다.
이걸 두 가지로 읽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원칙이 남았다는 것입니다. 멍거는 “좋은 회사를 사서 가만히 있으라”고 했고, 그 회사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아무도 손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데일리 저널은 운용사가 아니라 신문사입니다. 이 주식은 본업에서 번 여윳돈이고, 적극적으로 굴려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은행 두 곳에 90%가 몰려 있는 표를 누구도 새로 짜지 않는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13F만으로는 둘 중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결과는 같습니다 — 이 표는 은행 두 곳의 주가에 거의 그대로 연동됩니다.
낙관과 공포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거래를 하지 않으면 수수료도 세금도 실수도 없다. 가만히 있는 것 자체가 성적을 지키는 방법이다. (비용)
본업이 따로 있는 회사의 여윳돈이라 팔아야 할 압박이 없다. 값이 내려도 버틸 수 있는 구조다. (체력)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은행 둘에 90%가 몰려 있다. 금융 업종에 문제가 생기면 피할 자리가 없다. (집중)
2년 반 동안 아무 판단도 갱신되지 않았다. 원칙을 지키는 것과 방치되는 것은 표에서 똑같아 보인다. (관리)
글쓴이 한마디 — 이틀 연속으로 정반대의 표를 봤습니다. 어제는 1,200번 움직인 표였고 오늘은 0번입니다. 그런데 두 글에서 같은 문장을 쓰게 됐습니다. “비중이 바뀐 것과 사고판 것은 다르다.” 부지런한 쪽에서도, 아무것도 안 한 쪽에서도 표는 저 혼자 움직입니다. 13F를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칸이 주식 수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데일리 저널의 2분기 표는 네 종목, 2억 5,666만 달러입니다. 석 달 동안 매매 0건이었고 주식 수는 1분기와 한 주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중은 전부 움직였습니다.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격차가 6.23%p에서 1.10%p로 좁혀져 1위가 바뀌기 직전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가 2분기에 17.5% 올랐기 때문입니다.
알리바바는 비중이 3%포인트 가까이 내렸지만 195,000주 그대로입니다. 주가가 22.8% 내린 결과일 뿐입니다.
어제 브리지워터는 1,200번 움직이고도 비중 착시를 만들었고, 오늘 데일리 저널은 한 번도 움직이지 않고 같은 착시를 만들었습니다.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