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13F를 여러 장 겹쳐 놓으면 가끔 이상한 칸이 나옵니다. 서로 반대편에 서 있어야 할 사람들이 같은 이름을 적어 둔 칸입니다.
2분기 인텔이 그렇습니다. 기술 흐름을 쫓는 투자자와 싼 것을 찾는 투자자가 같은 분기에 나란히 새로 담았습니다. 그리고 매크로를 보는 투자자는 그 자리를 통째로 비웠습니다.

인텔은 무슨 회사인가
컴퓨터에 들어가는 CPU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덜 알려진 쪽이 지금은 더 중요합니다. 인텔()은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직접 만듭니다. 대부분은 둘 중 하나만 합니다 — 엔비디아·애플은 설계만 하고, TSMC는 남의 설계를 받아 만들기만 합니다. 둘 다 하는 회사는 몇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만드는 쪽이 오래 뒤처져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인텔은 남의 칩도 받아 만들어 주는 파운드리 사업을 키우는 중입니다. 여기서 관건은 수율입니다 — 웨이퍼 한 장에서 쓸 수 있는 칩이 몇 개 나오느냐. 수율이 낮으면 만들수록 손해입니다.
2026년 들어 이 숫자가 움직였습니다. 최신 공정인 18A의 수율이 65%에서 85%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 선두 TSMC의 차세대 공정이 90% 안팎이니, 격차가 좁혀졌다는 이야기가 나온 배경입니다.
이 한 문장이 왜 중요한가 — 뒤처진 회사가 따라잡는 중이라는 사실은, 보는 사람의 원칙에 따라 전혀 다른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같은 종목, 다섯 개의 렌즈
2분기 표를 낸 거장 30인 가운데 인텔을 건드린 사람은 다섯입니다. 중요한 건 몇 명이냐가 아니라, 각자 무엇을 보고 담았느냐입니다.
| 거장 | 그의 원칙 | 이번 분기 | 그 원칙에서 인텔은 |
|---|---|---|---|
| 필립 라폰트 (코아튜) | 기술 흐름의 다음 국면을 먼저 산다 | 신규 · 3.47% | 설계에서 제조로 넘어가는 국면 |
| 빌 나이그렌 (해리스) | 값어치보다 싼 것을 넓게 담는다 | 신규 | 오래 눌려 있던 값 |
|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 어떤 날씨가 와도 위험을 나눈다 | 신규 | 확신이 아닌 바스켓의 한 칸 |
| 체이스 콜먼 (타이거) | 성장하는 테크에 여럿 나눠 싣는다 | 증액 | 테크 승자 후보군의 하나 |
|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 | 국면을 보고 자리를 옮긴다 | 청산 | 국면이 끝난 자리 |
비중은 각자 포트폴리오 안에서의 비중입니다. 상위 보유로 이름이 올라온 사람은 라폰트 한 명이고(16.9억 달러 · 약 2.4조 원), 나머지는 규모가 작아 상위 목록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라폰트와 나이그렌이 같은 칸에 있다는 점입니다. 한 사람은 기술의 다음 국면을 사는 성장 계열이고, 다른 한 사람은 값과 값어치의 차이를 사는 가치 계열입니다. 평소 두 사람의 장바구니는 잘 겹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뒤처진 회사가 따라잡는 중이라는 같은 사실이, 한쪽에는 새로 열리는 국면으로 보이고 다른 쪽에는 아직 싼 자산으로 보입니다. 이유가 다른데 결론이 같습니다.
같은 종목에 여러 거장이 있을 때 거장들이 좋게 본다고 한 문장으로 묶으면 가장 중요한 정보가 사라집니다. 성장 계열이 담는 이유와 가치 계열이 담는 이유는 서로 반대 방향의 기대일 수 있습니다. 앞사람은 회사가 달라지기를 기대하고, 뒷사람은 시장이 제값을 알아보기를 기다립니다. 겹침을 셀 때는 숫자가 아니라 렌즈를 세는 편이 낫습니다.
두 번의 13F, 그리고 지금(2026년 8월)
렌즈 이야기에 날짜를 붙이면 이렇습니다.
| 시점 | 종가 | 그 표에 적힌 일 |
|---|---|---|
| 2026년 3월 31일 (직전 13F) | $44.13 | 드러켄밀러가 새로 담음 |
| 2026년 6월 30일 (이번 13F) | $139.63 | 드러켄밀러 청산 · 나머지 넷이 담거나 늘림 |
| 2026년 8월 21일 | $90.07 | — |
매크로 렌즈는 한 분기를 머물렀고, 성장·가치·분산 렌즈는 그다음 분기에 들어왔습니다. 그 뒤로 34% 내렸습니다.
다시 적어 둡니다 — 13F에는 단가도 날짜도 없습니다. 위 숫자는 분기 말 종가일 뿐, 누가 얼마에 사고 얼마에 팔았는지는 공시에 나오지 않습니다. 어느 렌즈가 맞았는지는 이 표로 알 수 없습니다.
낙관과 공포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서로 다른 원칙이 같은 칸에서 만났다. 성장 쪽 이유와 가치 쪽 이유가 따로 서 있다는 뜻이고, 하나가 틀려도 다른 하나가 남는다. (렌즈)
만드는 쪽의 숫자가 실제로 움직였다. 수율이 오르면 파운드리는 만들수록 손해인 사업에서 벗어난다. (사업)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넷 중 상위 보유로 이름이 올라온 사람은 하나뿐이다. 나머지는 아직 크기가 작아, 원칙보다 시험 삼아 놓아둔 자리에 가깝다. (규모)
국면을 보는 렌즈는 이미 자리를 비웠다. 매크로가 바뀌었다고 읽은 사람이 하나 있었다는 뜻이다. (대립)
글쓴이 한마디 — 이번 편을 쓰면서 표를 두 번 그렸습니다. 처음에는 몇 명이 담고 몇 명이 나갔나를 셌는데, 다 세고 나니 남는 게 없었습니다. 숫자만으로는 왜 담았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표에는 각자의 원칙을 한 칸 더 넣었습니다. 그러자 같은 칸에 있던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것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겹침은 숫자가 아니라 렌즈로 세는 편이 낫습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인텔은 2분기 표에서 상위 보유자가 1인인 종목입니다. 대신 신규 3인 · 증액 1인 · 청산 1인으로 움직임이 몰렸습니다.
새로 담은 셋은 성장·가치·분산이라는 서로 다른 원칙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같은 사실을 각자의 렌즈로 다르게 읽고 같은 칸에 도착했습니다. 나간 사람은 국면을 보는 렌즈였고, 직전 분기에 그가 담았을 때의 기준일 종가는 $44.13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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