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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비교

상위 12위 밖은 '없는' 게 아니라 '안 보이는' 것입니다

창의 넓이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같은 방식으로 보는데 어떤 표는 거의 다 보이고
어떤 표는 3분의 1만 보입니다.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 정보 제공 목적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버크셔는 2분기 말에 크로거를 3,900만 주 들고 있었습니다. 평가액 21.7억 달러(약 2.91조 원)입니다.

그런데 이 블로그가 만드는 거장 보유 목록에는 크로거가 없습니다.

숨긴 것도, 빠뜨린 것도 아닙니다. 이 블로그가 보는 것이 각 거장의 상위 12개뿐이고, 크로거는 버크셔의 표에서 16위이기 때문입니다.

벽에 난 작은 창으로 선반의 몇 칸만 보이고 그 선반이 창틀 위아래로 훨씬 길게 이어지는 장면
창으로 보이는 칸이 선반 전체의 일부인 모습으로, 목록에 보이는 범위와 실제 보유 범위의 차이를 표현했습니다.AI로 제작한 편집 일러스트 · 실제 SEC 문서나 공식 이미지가 아닙니다.
13F가 처음이라면 13F란 무엇인가부터 보고 오시면 좋습니다.

창은 12칸입니다

13F에는 그 기관이 분기 말에 들고 있던 미국 상장 주식이 전부 적힙니다. 이 블로그는 그중 상위 12개만 봅니다.

📌 왜 12개인가

읽을 수 있는 크기이기 때문입니다. 표 하나가 수백 줄이면 사람이 읽는 글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큰 자리가 그 사람의 생각을 더 많이 말해 줍니다. 0.1%짜리 자리 수백 개보다 20%짜리 한 자리가 더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다만 그 대가가 있습니다. 이 편은 그 대가에 대한 글입니다.

그런데 창의 넓이가 사람마다 다릅니다

같은 ‘상위 12개’인데 그 12개가 표에서 차지하는 몫이 전혀 다릅니다.

누가표 크기들고 있는 종목 수상위 12개가 덮는 금액
버크셔(버핏)2,992.5억 달러(약 400.7조 원)2993.2%
그린헤이븐(와첸하임)86.6억 달러(약 11.6조 원)2886.5%
브리지워터(달리오)243.8억 달러(약 32.6조 원)99742.2%
해리스(나이그런)754.2억 달러(약 101.0조 원)16236.1%

버크셔에서는 창이 거의 전부를 덮습니다. 29종목뿐이고 상위 12개가 금액의 93%입니다. 여기서 “상위에 없다”는 대체로 “작은 자리다”와 같은 뜻입니다.

해리스에서는 3분의 1만 덮습니다. 162종목을 들고 있고 상위 12개는 금액의 36%입니다. 여기서 “상위에 없다”는 아무 뜻도 아닙니다. 나머지 3분의 2가 창 밖에 있으니까요.

📌 같은 문장이 표마다 다른 뜻이 됩니다

”거장 표에 없다”를 버크셔에 대해 쓰면 대체로 맞습니다.

같은 문장을 해리스에 대해 쓰면 거의 아무것도 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목록만 보면 둘이 똑같아 보입니다. 양쪽 다 그냥 ‘없음’ 입니다.

앞줄의 열린 나무 상자들은 안이 보이고 뒷줄의 닫힌 상자들을 받친 나무 받침이 무게에 눌려 휘어 있는 장면
닫혀서 안이 보이지 않는 상자도 받침을 휘게 할 만큼 차 있는 모습으로, 목록에 드러나지 않아도 자리가 비어 있지는 않은 상황을 표현했습니다.AI로 제작한 편집 일러스트 · 실제 SEC 문서나 공식 이미지가 아닙니다.

창 밖에서 벌어진 일 셋

이번 주에 다룬 종목들이 전부 그랬습니다.

종목창 밖에서 무슨 일이크기
크로거버크셔 16위 · 2분기에 1,100만 주 감소39,000,000주 · 21.7억 달러(약 2.91조 원)
레너버크셔 18위 · 2분기에 300만 주 증가13,111,741주 · 11.9억 달러(약 1.59조 원)
오라클·어도비해리스가 한쪽을 줄이고 한쪽을 늘림둘 다 상위 12위 밖

크로거는 목록에 한 번도 안 나오는데 버크셔가 2조 9천억 원어치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2분기에 그중 5분의 1을 덜어냈습니다. 크로거 편에서 그 자리를 따로 봤습니다.

레너는 버크셔에서도 창 밖인데, 같은 종목이 와첸하임의 표에서는 1번입니다. 같은 회사가 어떤 표에서는 안 보이고 어떤 표에서는 가장 크게 보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읽나

📌 ‘없다’를 쓰기 전에 두 가지를 봅니다

① 그 사람이 몇 종목을 들고 있나. 29개면 창이 넓고 997개면 좁습니다.

② 상위 12개가 금액의 몇 %인가. 93%면 나머지는 잔돈이고, 36%면 나머지가 본체입니다.

이 둘을 안 보면 “거장이 안 들었다”가 사실 확인이 아니라 창 크기 이야기가 됩니다.

지난주 클라먼 편에서 같은 함정을 만났습니다. 2분기 상위 12위에 처음 나타난 종목이 있었는데, 새로 산 게 아니라 원래 13위 밖에 있던 것이 올라온 것이었습니다. 목록만 보면 ‘신규’로 읽힙니다.

이 편을 쓰다가 제 목록에서도 한 자리가 빠진 걸 찾았습니다

위 표를 만들려고 SEC 원본을 다시 받아 대조했습니다. 그런데 이 블로그가 쓰는 데이터에 와첸하임의 2위가 통째로 없었습니다.

이 블로그 데이터SEC 원본
1위레너 11.82%레너 11.82%
2위토브라더스 10.71%제너럴모터스 11.46%
상위 12개 커버리지77.9%86.5%

9.9억 달러(약 1.33조 원)짜리 자리가 목록에서 사라져 있었고, 그 아래가 한 칸씩 올라와 있었습니다. 이 편의 표에는 SEC 원본 값을 넣었습니다.

📌 창이 좁은 것과 창이 새는 것은 다릅니다

이 편의 주제는 창이 좁다였습니다. 12칸만 보니 나머지가 안 보인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찾은 것은 창 안에 있어야 할 것이 빠진 경우였습니다. 성격이 다른 문제입니다.

앞의 것은 구조라 감수하면 되지만, 뒤의 것은 고쳐야 할 결함입니다. 원본과 대조하지 않았으면 몰랐습니다.

이 글의 한계

종목 수와 커버리지는 서식에서 바로 나오는 값입니다. 그래서 이 편의 표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밖은 여전히 안 보입니다. 창을 넓히면 되지 않나 싶지만, 997종목을 늘어놓은 글은 읽히지 않습니다. 창을 넓히는 대신 창의 넓이를 함께 적는 쪽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13F 자체의 한계는 그대로입니다 — 공시까지 45일이 걸리고, 미국 상장 주식만 적히며, 왜 그랬는지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글쓴이 한마디

이 편은 제 글의 문장 하나를 고치다가 시작됐습니다.

“거장 30인의 상위 보유에 이 종목은 없습니다.” 여러 편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사실이긴 합니다. 그런데 읽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뜻은 “거장들이 이 종목을 안 들었다” 쪽에 가깝습니다.

버크셔에 대해서라면 그 둘의 거리가 가깝습니다. 해리스에 대해서라면 거의 반대말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없다’를 쓸 때 창의 넓이를 함께 적으려 합니다. 문장이 길어지지만, 짧고 반쯤 틀린 문장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13F는 6월 30일 시점의 보유만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