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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비교

거장 표에서 주식이 아닌 자리 열셋

티커만 읽으면 정반대가 됩니다

드물어서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런데 하필 가장 큰 자리에 몰려 있습니다.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 정보 제공 목적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하워드 막스의 2분기 표에서 1번 자리는 SPY입니다. 비중 14.04%.

SPY는 S&P 500을 따라가는 가장 유명한 ETF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읽고 싶어집니다 — “막스가 미국 지수를 가장 크게 들고 있구나.”

정반대입니다. 그 자리는 주식이 아니라 풋옵션입니다. 지수가 내리는 쪽에 걸었거나, 다른 자리를 덮으려고 산 것입니다.

여러 단으로 쌓인 나무 서랍장에서 대부분의 놋쇠 손잡이는 가로인데 아래쪽 큰 서랍 몇 개만 손잡이가 세로로 달린 장면
한 서랍장에서 손잡이 방향이 다른 것은 소수인데 그것이 가장 큰 서랍에 몰린 모습으로, 드물게 나오지만 큰 자리에 몰려 있는 상황을 표현했습니다.AI로 제작한 편집 일러스트 · 실제 SEC 문서나 공식 이미지가 아닙니다.
13F가 처음이라면 13F란 무엇인가부터 보고 오시면 좋습니다.

전부 세어 봤습니다

이 블로그는 거장 30인의 13F에서 상위 12개씩을 봅니다. 다 합치면 335자리입니다(12개가 안 되는 표가 있어 360이 아닙니다).

그중 주식이 아닌 자리는 13자리, 3.9%입니다. 그리고 그 13자리를 가진 사람은 30명 중 넷뿐입니다.

📌 드문 것이 왜 위험한가

3.9%면 거의 안 나온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표를 읽을 때 확인하는 습관이 안 생깁니다.

그런데 이 13자리는 고르게 흩어져 있지 않습니다. 1번·2번·3번 같은 가장 큰 자리에 몰려 있습니다.

드물게 나오는데 나올 때는 크게 나옵니다. 놓치면 그 표에서 가장 큰 이야기를 반대로 읽습니다.

네 사람, 열세 자리

누가표 크기주식이 아닌 자리
폴 싱어(엘리엇)226.7억 달러(약 30.4조 원)풋 여섯 — 3·6·8·9·10·11위
하워드 막스(오크트리)72.1억 달러(약 9.7조 원)풋 둘 — 1·2위 · 콜 하나
스탠리 드러켄밀러52.1억 달러(약 7.0조 원)콜 셋 — 4·6·7위
데이비드 테퍼77.3억 달러(약 10.4조 원)풋 하나 — 11위

싱어의 표는 상위 12개 중 절반이 풋입니다. 그것도 QQQ(나스닥100)·IGV(소프트웨어)·XLI(산업)·XLY(경기소비)·XLP(필수소비)·GDX(금광) — 업종을 갈라 가며 걸었습니다.

막스는 자리 수는 적은데 하필 1번과 2번입니다. SPY와 QQQ, 즉 미국 대표 지수 둘입니다.

📌 티커만 보면 이렇게 읽힙니다

싱어 — “나스닥·소프트웨어·산업·소비를 골고루 담았구나” → 전부 반대쪽입니다.

막스 — “지수 두 개를 가장 크게 들었구나” → 둘 다 내리는 쪽입니다.

테퍼 — “애플을 새로 담았구나” → 풋입니다.

나무 판에 나란히 박힌 똑같은 놋쇠 자물쇠 두 개에 같은 열쇠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 꽂힌 장면
겉모습이 같은 자물쇠 둘에 꽂힌 열쇠가 반대로 돌아간 모습으로, 같은 이름이 붙어 있어도 방향이 반대일 수 있는 상황을 표현했습니다.AI로 제작한 편집 일러스트 · 실제 SEC 문서나 공식 이미지가 아닙니다.

지난 분기와 견주면

이게 이번에 갑자기 늘었다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누가1분기 풋 비중2분기 풋 비중
폴 싱어19.8%36.6%
하워드 막스8.4%24.3%

막스는 석 달 만에 세 배 가까이 늘렸습니다. 1분기에도 풋은 있었지만 표의 한구석이었고, 2분기에는 1번과 2번이 됐습니다.

싱어는 표 자체가 201.1억 달러(약 26.9조 원)에서 12.7% 커졌는데, 그 안에서 풋 비중이 또 늘었습니다.

정확히 반대편에 선 사람

같은 분기에 드러켄밀러의 풋 비중은 0%입니다. 대신 콜이 16.4%입니다.

1분기2분기
풋0%0%
콜13.0%16.4%
📌 콜도 그냥 ‘샀다’가 아닙니다

콜은 오르는 쪽에 거는 계약입니다. 방향은 주식과 같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옵션에는 만기가 있습니다. 방향이 맞아도 그 안에 맞아야 값이 남습니다. 주식은 기다리면 되지만 옵션은 기다릴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드러켄밀러가 지수를 담았다”와 “지수 콜을 들었다”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테퍼는 1분기에 옵션이 한 자리도 없었습니다. 2분기에 애플 풋이 새로 들어왔습니다. 테퍼 편에서 그 자리를 따로 다뤘습니다.

어떻게 확인하나

13F 서식에는 그 자리가 주식인지 옵션인지 적는 칸이 따로 있습니다. 티커 옆이 아니라 다른 칸이라, 표를 눈으로 훑으면 지나치기 쉽습니다.

📌 이름을 읽기 전에 그 칸을 먼저 봅니다

순서를 바꾸면 됩니다. 티커 → 비중 이 아니라 티커 → 종류 → 비중 입니다.

이 블로그는 그 칸을 보지 않아 두 번 뒤집힐 뻔했습니다. 한 번은 막스의 1번을, 한 번은 테퍼의 11위를요.

이 표로도 알 수 없는 것

방향은 알 수 있지만 뜻은 알 수 없습니다.
📌 풋이 곧 ‘하락에 걸었다’는 아닙니다

덮개일 수 있습니다. 들고 있는 주식이 크게 빠질 때를 대비해 사 두는 보험으로도 씁니다. 이때 풋은 하락 베팅이 아니라 보유를 지키려는 장치입니다.

어느 쪽인지 서식에는 안 적힙니다. 그래서 “싱어가 시장 하락에 걸었다”는 이 표만으로는 못 쓰는 문장입니다.

만기도 안 적힙니다. 6월 30일에 들고 있었다는 것만 알 뿐, 그 계약이 지금도 살아 있는지는 모릅니다.

한 가지 더 — 이 글의 비중은 서식에 적힌 평가액을 그대로 쓴 값입니다. 옵션과 주식을 같은 잣대로 견주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글도 그 한계 안에 있습니다.

글쓴이 한마디

숫자를 세어 보기 전에는 이게 큰 이야기인 줄 몰랐습니다.

3.9%라는 값을 처음 보고는 오히려 안심했습니다. 백 자리 중 넉 자리면 거의 안 나온다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어디에 있는지를 보니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막스의 표에서는 1번과 2번, 싱어의 표에서는 절반. 드물기 때문에 확인하지 않고,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가장 큰 자리에서 틀립니다.

이 블로그도 두 번 그럴 뻔했습니다. 그래서 이 편은 남을 향한 글이라기보다 스스로에게 붙이는 순서표에 가깝습니다 — 이름을 읽기 전에 종류를 먼저 본다.

13F는 6월 30일 시점의 보유만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