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어제 본 토마스 게이너가 버크셔를 가장 크게 들고 있었다면, 오늘 이름도 버크셔를 표의 맨 위에 두고 있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지베르니 캐피털(Giverny Capital)을 이끄는 프랑수아 로숑(François Rochon), 미국 주식 약 27억 달러(약 4조원)의 13F입니다. 그런데 두 종류로 나뉜 알파벳 주식을 합치면 순위가 뒤집힙니다 — 버핏을 스승으로 삼은 투자자의 1등이 빅테크가 되는 셈입니다.

프랑수아 로숑은 누구인가
로숑은 1998년 지베르니 캐피털을 세웠습니다. 회사 이름은 화가 클로드 모네가 정원을 가꾸며 그림을 그린 프랑스 마을 지베르니에서 따왔습니다 — 좋은 것을 심어놓고 계절을 기다린다는 그의 방식과 겹치는 이름입니다.
미국 밸류 투자 커뮤니티에서 그가 알려진 계기는 성과보다 연례 서한입니다. 매년 파트너들에게 보내는 이 편지에서 그는 잘한 판단뿐 아니라 틀린 판단을 따로 정리해 공개합니다. 실수를 ‘올해의 실수’로 이름 붙여 스스로 복기하는 방식이라, 장기 투자와 지적 정직성을 다루는 글로 자주 인용됩니다.
🎯 로숑의 원칙 — ‘짧게 보면 시장은 제멋대로지만, 길게 보면 결국 기업의 가치를 반영한다.’ 그래서 값의 등락이 아니라 사업의 성장을 보고 소수의 훌륭한 기업을 오래 보유합니다. 경영진이 유능한지, 그리고 자기 회사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지를 특히 중요하게 봅니다.
Top 10 — 표에 보이는 순서와 실제 순서가 다르다
영문 티커를 누르면 복사됩니다 — 증권 앱 검색창에 붙여넣어 보세요.
| 순위 | 종목 | 비중 | 성격 |
|---|---|---|---|
| 1 | 버크셔 해서웨이 B () | 6.6% | 보험·복합기업 |
| 2 | 알파벳 C () | 6.5% | 검색·클라우드 |
| 3 | 메타 플랫폼스 () | 6.5% | SNS·광고 |
| 4 | 헤이코 () | 5.7% | 항공기 부품 |
| 5 | 찰스 슈왑 () | 5.3% | 증권 플랫폼 |
| 6 | 파이브 빌로 () | 5.2% | 저가 소매 |
| 7 | 아메텍 () | 4.8% | 정밀 계측기기 |
| 8 | 메드페이스 () | 4.5% | 임상시험 대행 |
| 9 | 비자 () | 4.4% | 결제 인프라 |
| 10 | 인스톨드 빌딩 () | 3.9% | 단열재 시공 |
알파벳은 의결권 유무에 따라 주식이 구글 C주()·구글 A주() 두 종류로 나뉘고, 13F에는 각각 따로 잡힙니다. 이 표에서 GOOG는 6.5%로 2위지만, 11위 밖에 있는 GOOGL 3.7%를 더하면 알파벳 합산 10.2%로 버크셔(6.6%)를 제치고 1위가 됩니다. 13F를 볼 때 2클래스 종목은 합쳐서 봐야 실제 무게가 보입니다 — 버크셔(A·B)·알파벳(A·C)·폭스·언더아머 등이 해당합니다.
합산해서 다시 세우면 그림이 이렇게 바뀝니다 — 1위 알파벳 10.2%, 2위 버크셔 6.6%, 3위 메타 6.5%. 상위 세 자리 중 둘이 빅테크인 셈입니다.
나머지 구성도 성격이 뚜렷합니다. 항공기 부품(헤이코), 정밀 계측(아메텍), 임상시험 대행(메드페이스), 단열재 시공(인스톨드 빌딩)처럼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각자 좁은 영역에서 자리를 굳힌 회사들입니다. 대형주와 틈새 강자를 섞어 담는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분기 주목할 변화 — 넓게 덜어내고 좁게 담았다
| 구분 | 건수 | 종목 |
|---|---|---|
| 비중 축소 | 30건 | 아메텍, 버크셔B, 인스톨드빌딩, 찰스슈왑, 파이브빌로, 알파벳 등 |
| 비중 확대 | 8건 | 브라이트호라이즌, 킨세일, 아리스타(), 빌더스퍼스트소스, JP모건(), 마이크로소프트() |
| 신규 매수 | 5건 | ADP, AAON, 그리고 지수 ETF(RSP·QQQM) |
| 전량 청산 | 4건 | 드림피닉스홈즈, 코스트코(), 캐피털원(), 인튜이티브서지컬 |
이번 분기는 덜어낸 자리가 30건으로 담은 자리(8건)보다 훨씬 많습니다. 상위 보유 대부분에서 조금씩 비중을 줄였고, 알파벳과 버크셔도 그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오래 들고 가는 성향의 투자자가 광범위하게 비중을 조절한 분기입니다.
눈에 띄는 건 신규 매수에 지수 ETF 두 개(동일가중 S&P500인 RSP, 나스닥100인 QQQM)가 들어온 점입니다. 개별 기업을 골라 담는 곳에서 지수를 사는 건 흔한 선택은 아닙니다. 마땅한 값의 개별 종목을 찾기 어려울 때 자금을 잠시 시장 전체에 두는 방식으로 읽히기도 하지만, 13F만으로는 의도까지 알 수 없습니다.
청산 목록에는 코스트코와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있습니다. 둘 다 사업이 흔들려서라기보다 오래 보유해 값이 많이 오른 축에 속하는 이름입니다.
그때(2026년 1분기), 시장은 어땠나?
AI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던 국면입니다. 로숑의 표에는 알파벳과 메타가 상위에 있어 그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다만 이 자리들은 이번 분기에 새로 산 게 아니라 오래 들고 있던 자리이고, 오히려 이번 분기에는 알파벳 비중을 줄였습니다.
13F에는 매수 단가가 없어 언제 어떤 값에 담았는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30건에 달하는 광범위한 감액은, 값이 오른 자리에서 무게를 조금씩 덜어낸 흐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2026년 7월)은?
분기 이후 시장의 초점은 ‘AI에 쓴 돈이 언제 이익으로 돌아오는가’로 옮겨갔습니다. 이 질문은 로숑의 상위 두 빅테크에 서로 다르게 닿습니다.
알파벳은 최근 실적에서 클라우드와 광고가 견조했지만 설비투자 부담이 함께 부각되며 값이 눌리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메타는 회수 경로가 사실상 광고 하나라, 설비투자를 광고 매출로 정당화해야 하는 위치입니다. 이번 주 빅테크 실적과 FOMC가 겹치는 일정이 그 답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나머지 구성 쪽은 결이 다릅니다. 항공기 부품·정밀 계측·임상시험 대행은 AI 논쟁과 거의 무관하게 각자의 수요로 굴러가는 사업입니다. 반면 단열재 시공(인스톨드 빌딩)이나 저가 소매(파이브 빌로)는 금리와 가계 형편에 묶여 있어, 인하 기대가 뒤로 밀린 지금 국면에서는 부담이 남아 있는 쪽입니다.
낙관과 공포 — 오래 가꾸는 방식, 두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길게 보면 값은 결국 사업의 성과를 따라간다 — 좋은 기업을 오래 들고 가면 시장의 단기 등락은 지나가는 소음이 된다. (전략)
알파벳·메타가 AI 투자에서 실제 이익을 만들어내면, 오래 들고 있던 상위 자리가 그 결과를 그대로 받는다. (타이밍)
헤이코·아메텍·메드페이스처럼 좁은 영역을 지키는 회사들은 경기 국면과 무관하게 자기 수요로 굴러간다. (거시)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합산하면 상위 세 자리 중 둘이 빅테크다 — AI 밸류에이션이 조정되면 ‘분산돼 보이던’ 포트폴리오가 함께 흔들린다. (밸류)
금리 인하가 계속 미뤄지면 단열재·저가 소매·증권 플랫폼처럼 가계 형편에 묶인 자리들이 동시에 눌린다. (타이밍)
오래 보유하는 방식은 산업이 구조적으로 바뀔 때 대응이 늦다 — 검색과 광고는 지금 AI로 판이 바뀌는 한복판에 있다. (거시)
13F가 보여주는 건 ‘오래 들고 있던 자리에서 조금씩 덜어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 조절이 값이 오른 뒤의 균형 잡기였는지, 다른 판단이었는지는 다음 서한이 답할 몫입니다.
지금 이 거시 흐름에서, 로숑의 선택은?
앞서 살펴본 밸류 계열 네 사람을 나란히 놓으면 자리가 분명해집니다. 하워드 막스는 지수 하락에 보험을 걸었고, 글렌 그린버그는 빅테크를 상위에서 통째로 비웠으며, 토마스 게이너는 버크셔를 축으로 담담하게 담았습니다. 로숑은 버핏식 원칙을 말하면서도 알파벳·메타를 가장 크게 들고 있는 쪽입니다.
이건 모순이라기보다 그의 기준이 ‘어떤 산업인가’가 아니라 ‘어떤 사업인가’에 있기 때문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자본을 적게 넣고도 이익을 잘 내고, 경영진이 유능하며, 번 돈을 다시 굴릴 수 있는 회사 — 이 기준에 검색과 광고가 들어맞았다면 그게 빅테크라는 이유로 제외할 이유는 없는 셈입니다.
글쓴이 한마디 — 로숑의 서한이 오래 읽히는 이유는 수익률 표가 아니라 틀린 판단을 스스로 적어두는 부분 때문일 겁니다. 맞힌 것만 기억하면 배우는 게 없다는 걸 알고 하는 일이겠죠. 이번 분기의 광범위한 감액이 어떤 생각에서 나온 것인지도, 아마 다음 서한에 담담하게 적혀 있을 겁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지베르니 캐피털의 2026년 1분기 13F는 표에선 버크셔가 1위지만 알파벳 두 클래스를 합치면 10.2%로 순위가 뒤집히는 포트폴리오입니다. 상위에는 빅테크와 함께 헤이코·아메텍·메드페이스 같은 틈새 강자가 섞여 있고, 이번 분기에는 30건을 덜어내고 8건만 늘렸습니다. 지수 ETF 두 개가 신규로 들어온 것도 이 곳으로서는 이례적인 대목입니다.
막스·그린버그·게이너·로숑은 모두 ‘이름값보다 사업을 본다’는 밸류 계열이지만, 같은 AI 국면 앞에서 각자 다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보험을 건 사람, 비껴간 사람, 담담히 담은 사람, 그리고 크게 들고 간 사람 — 어느 쪽이 옳았는지는 다음 몇 분기가 답합니다.
거장들의 13F는 내일도 이어집니다. 같은 분기를 두고 또 어떤 선택이 나왔는지, 다음 이름에서 계속 살펴보겠습니다.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