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오늘이 2026년 2분기 13F 제출 마감일입니다. 오늘 저녁부터 며칠에 걸쳐 6월 30일 기준 2분기 표가 쏟아집니다.
그 전에 이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같은 거장의 두 분기를 나란히 놓아보려 합니다. 새 표를 읽을 때 가장 많이 걸려 넘어지는 함정이 여기서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름은 린셀트레인(Lindsell Train), 영국 런던의 운용사이고 닉 트레인이 대표 운용역입니다. 지난달 15일에 6월 30일 기준 13F를 냈습니다.

먼저, 표부터 봅니다
영문 티커를 누르면 복사됩니다 — 증권 앱 검색창에 붙여넣어 보세요.
| 종목 | 1분기 → 2분기 비중 | 주식수 변화 |
|---|---|---|
| 알파벳 () | 15.63% → 17.49% | −24.5% |
| TKO 그룹 () | 15.75% → 16.07% | −14.3% |
| 페어아이작 () | 8.49% → 10.28% | −9.3% |
| 써모피셔 () | 9.67% → 9.81% | −16.6% |
| 디즈니 () | 9.85% → 9.55% | −18.7% |
| 인튜이트 () | 10.11% → 6.62% | −9.1% |
| 몬델리즈 () | 6.55% → 5.64% | −28.0% |
| 페이팔 () | 6.03% → 5.19% | −24.3% |
| 이베이 () | 5.59% → 4.74% | −42.1% |
이상한 점이 보이실 겁니다. 주식수는 전부 줄었는데, 비중은 오히려 오른 자리가 많습니다.
알파벳이 가장 극적입니다. 주식 수를 170만 주에서 129만 주로 24.5% 덜어냈는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63%에서 17.49%로 올랐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나
비중은 나눗셈입니다.
비중 = 그 종목의 금액 ÷ 전체 금액
분자(그 종목)가 줄어도 분모(전체)가 더 많이 줄면 비중은 오릅니다. 실제로 이 표의 전체 규모는 31억 3,680만 달러에서 26억 2,880만 달러로 16.2% 줄었습니다.
알파벳은 24.5% 줄었지만 다른 종목들이 더 크게 줄어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올라간 것입니다.
새 분기 13F를 볼 때 가장 흔한 오독이 여기 있습니다. ‘비중이 올랐다 = 더 샀다’가 아닙니다. 비중은 세 가지 이유로 오릅니다 — ① 실제로 더 샀거나, ② 주가가 올랐거나, ③ 다른 종목이 더 많이 줄었거나입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찰리 멍거의 알리바바는 두 분기 사이 주식수가 195,000주로 한 주도 안 바뀌었는데 비중은 10.17%에서 7.29%로 떨어졌습니다. 주가가 빠졌기 때문입니다. 방향을 알고 싶으면 비중이 아니라 주식수를 보세요.

그런데 왜 전부 줄였을까
여기서 두 번째 질문이 나옵니다. 상위 종목을 거의 전부 덜어낸 분기인데, 이걸 ‘판단이 바뀌었다’로 읽어도 될까요.
대개는 아닙니다.이 회사는 최근 몇 년 돈이 빠져나가는 국면에 있습니다. 운용자산이 2021년 6월 246억 파운드에서 2025년 말 83억 파운드까지 줄었고, 최근 1년에도 34억 파운드가 유출됐습니다. 품질 중심 스타일이 시장에서 외면받으며 성과가 부진했고, 그러자 고객이 돈을 뺀 것입니다.
고객이 환매를 요청하면 운용사는 주식을 팔아 현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는 특정 종목만 파는 게 아니라 전 종목을 고르게 덜어냅니다. 그래야 포트폴리오의 모양이 유지되니까요.
이 표의 모양이 정확히 그렇습니다. 상위 종목이 대부분 10%에서 30% 사이로 줄었고, 특정 종목만 집중적으로 정리한 흔적이 없습니다.
즉 이 표의 ‘매도’는 투자 판단이 아니라 운용 사정일 가능성이 큽니다. 13F에는 왜 팔았는지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거장이 알파벳을 24% 팔았다’는 헤드라인은 사실이지만, ‘거장이 알파벳을 부정적으로 봤다’는 해석은 근거가 약합니다. 새 분기 표가 쏟아지는 이번 주에 특히 조심할 대목입니다.
닉 트레인은 누구인가
린셀트레인은 2000년 마이클 린셀과 닉 트레인이 함께 세운 영국 운용사입니다. 방식은 단순합니다 — 브랜드나 무형자산이 강해 쉽게 흔들리지 않는 회사를 사서 거의 팔지 않고 오래 들고 갑니다.
그래서 종목 수가 적습니다. 이번 표도 27종목이고, 실질적으로는 상위 13개가 대부분입니다.
🎯 닉 트레인의 원칙 — ‘사고 나면 팔지 않는다.’ 브랜드·지식재산·데이터처럼 눈에 안 보이는 자산이 튼튼한 회사를 고르고, 그 자산이 손상되지 않는 한 계속 들고 갑니다. 매매 회전율이 극도로 낮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표에서 눈에 띄는 두 이름
TKO 그룹()이 16.07%로 2위입니다. UFC와 WWE를 소유한 회사입니다. 격투기와 프로레슬링 단체가 이 정도 비중이라는 게 낯설게 보이지만, 그의 기준으로는 자연스럽습니다 — 수십 년 쌓인 팬층과 중계권이라는 무형자산이 핵심이니까요.
그리고 12위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있습니다. 축구 클럽입니다. 여기서도 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이번 분기에 새로 담은 이름은 둘입니다 — KKR(2.33%)과 워너뮤직입니다. 전 종목을 덜어내는 와중에도 새로 산 자리가 있었다는 건, 환매 대응과 별개로 판단이 움직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낙관과 공포 — 안 파는 방식, 두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브랜드와 무형자산은 공장처럼 낡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굳어지는 자산이다. (사업)
환매로 줄인 것이라면 판단은 그대로다. 자금이 돌아오면 같은 종목을 다시 채울 여지가 있다. (구조)
27종목만 들고 매매를 거의 안 하니, 비용과 실수의 기회가 모두 적다. (운용)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자금 유출은 성과 부진에서 온다. 부진이 이어지면 더 팔아야 하고, 그러면 값이 눌리는 악순환이 생긴다. (구조)
‘안 판다’는 원칙은 판단이 틀렸을 때 고치는 것도 늦어진다는 뜻이다. (전략)
상위 두 종목이 33.6%다. 안 파는 방식은 시간이 갈수록 집중도를 스스로 높인다. (집중)
13F가 보여주는 건 ‘두 기준일 사이에 주식수가 이렇게 바뀌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게 판단인지 사정인지는 표 밖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오늘부터 쏟아질 표를 읽는 순서
오늘 저녁부터 2분기 13F가 SEC EDGAR에 공시되기 시작합니다. 지난 일요일 글에서 정리한 것에 오늘 확인한 것 하나를 더해 순서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① 비중이 아니라 주식수를 먼저 본다 — 오늘 표가 보여준 그대로입니다. 비중은 주가와 전체 규모에 따라 저절로 움직입니다.
② 전 종목이 같은 방향이면 사정을 의심한다 — 상위 대부분이 비슷한 비율로 줄었다면 판단보다 환매일 가능성이 큽니다.
③ 규모를 함께 본다 — 나이그렌의 171건처럼 건수는 종목 수의 함수이고, 그린버그의 레나 축소처럼 ‘축소’가 0.06%일 수도 있습니다.
글쓴이 한마디 — 이 표를 처음 정리했을 때 ‘알파벳 비중 확대’라고 적었다가 지웠습니다. 숫자만 보면 15.63%에서 17.49%였으니까요. 주식수를 확인하고 나서야 24%를 덜어낸 분기라는 걸 알았습니다. 같은 데이터로 정반대 문장을 쓸 뻔했습니다. 새 분기 표가 쏟아지는 오늘, 이 실수를 먼저 적어두는 편이 낫겠다 싶었습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린셀트레인의 두 분기를 나란히 놓으면 상위 종목 대부분의 주식수가 줄었는데 비중은 오른 표가 나옵니다. 알파벳은 주식수 −24.5%에 비중은 15.63%에서 17.49%로 올랐고, 전체 규모는 16.2% 줄었습니다. 이 회사가 겪고 있는 자금 유출을 감안하면 판단의 변화보다 환매 대응에 가깝습니다.
오늘이 2분기 13F 마감일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중국 이커머스 한 곳을 봅니다 — 리 루가 포트폴리오의 14.7%를 실은 종목이고, 13F 기준일 이후 값이 25% 빠졌다가 되올라오는 중입니다.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