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본 셈퍼 아우구스투스의 표에는 반도체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늘 저녁 종목은 반도체인데, 반도체 이야기에서 가장 언급이 적은 쪽입니다.
아날로그 디바이시스(). 엔비디아처럼 뉴스에 나오지 않지만, 데이터센터 매출이 1년 만에 90% 넘게 늘었습니다. 다음 주 수요일에 실적을 냅니다.

아날로그 디바이시스는 무슨 회사인가
이름 그대로 아날로그 반도체를 만듭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부터 봐야 합니다.
세상은 아날로그입니다. 소리·빛·온도·압력·전압은 연속적으로 변하는 값이죠. 반면 컴퓨터는 0과 1만 압니다. 그 사이를 이어주는 것이 아날로그 칩입니다.
엔비디아나 램리서치가 다루는 디지털 칩은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성능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몇 나노미터냐가 늘 화제가 되죠. 아날로그는 다릅니다. 미세화보다 얼마나 정확하게, 잡음 없이 신호를 다루느냐가 실력이고, 그건 수십 년 쌓인 설계 경험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이 업종은 신제품이 옛 제품을 밀어내지 않고 20년 전 칩이 아직도 팔립니다. 대신 화려한 이야기가 붙지 않습니다.
이 회사가 만드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신호를 받아 디지털로 바꾸는 칩, 전력을 알맞게 나눠주는 칩, 그리고 데이터를 빠르게 옮기는 칩입니다. 쓰이는 곳은 공장 설비·자동차·의료기기·통신장비이고, 최근에는 AI 서버가 새로 들어왔습니다.
거장들은 어떻게 담았나
| 거장 | ADI 비중 | 성격 |
|---|---|---|
| 토마스 게이너 (마켈) | 2.73% | 오래 들고 가는 자리 |
어제 본 홈디포와 같은 사람입니다. 게이너의 표에는 이렇게 2%대 자리가 여럿 있고, 대부분 여러 해 들고 가는 종목입니다.
흥미로운 건 그가 이 회사를 반도체가 아니라 ‘오래 가는 사업’으로 봤을 가능성입니다. 20년 전 칩이 아직 팔리고, 고객이 한 번 설계에 넣으면 제품 수명이 다할 때까지 바꾸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보험사 자금을 굴리는 사람에게는 이런 예측 가능성이 값어치입니다.
그때(2026년 1분기)와 지금(2026년 8월)
13F 기준일 318.14달러에서 지금 389.93달러로 +22.6%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 6월 22일에 445.48달러까지 갔다가 되밀렸습니다. 그저께 본 AMAT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아도, 같은 모양입니다 — 6월에 정점을 찍고 8월에 조정을 받는 반도체 업종의 공통된 흐름이죠.

숫자가 말하는 것 — 바닥을 지났다
이 회사의 최근 실적은 회복이 뚜렷합니다.
| 부문 | 회계연도 1분기 매출 | 1년 전 대비 |
|---|---|---|
| 산업 | 15억 달러 | +38% |
| 자동차 | 7억 9,440만 달러 | +8% |
| 통신 | 4억 7,680만 달러 | +63% |
| 소비자 | 3억 9,980만 달러 | +27% |
전체로는 32억 달러, 1년 전보다 30% 늘었습니다. 이어진 분기에는 36억 2,000만 달러로 37% 증가했고, 조정 영업이익률이 49%까지 올라왔습니다.
이 숫자가 의미가 있는 건 2024년의 바닥 때문입니다. 당시 이 업종은 고객사가 쌓아둔 재고를 소진하느라 주문이 끊겼고, 고금리까지 겹쳐 매우 부진했습니다. 그 구간을 지났다는 게 지금 숫자의 뜻입니다.
그리고 새 축이 하나 붙었습니다. 데이터센터 매출이 1년 만에 90% 넘게 늘었고 수주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AI 서버 한 랙마다 전력을 관리하고 신호를 옮기는 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AI 서버는 전기를 엄청나게 먹습니다. 그 전기를 칩마다 알맞은 전압으로 나눠주는 일이 아날로그 칩의 몫이죠. 그래서 엔비디아가 많이 팔릴수록 이 회사 물량도 늘어납니다. 다만 성격은 다릅니다 — GPU 한 장이 수만 달러라면 전력관리 칩은 몇 달러입니다. 같은 흐름에 실리되 폭은 훨씬 작고, 대신 흔들림도 작습니다.
그래서 지금(2026년 8월)은?
일요일 브리핑에서 정리했듯, 8월 초 시장에는 AI 투자가 언제 돈이 되느냐는 의문이 다시 돌았습니다. 반도체가 함께 밀린 것도 그래서였고, 이 종목도 6월 고점에서 12% 정도 물러선 자리에 있습니다.
다만 이 회사는 AI에만 걸려 있지 않습니다.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공장 설비와 자동차에서 나오니까요. AI 논쟁이 길어져도 공장이 돌아가고 차가 팔리면 실적이 유지되는 구조입니다.
낙관과 공포 — 조용한 칩, 두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한 번 설계에 들어가면 제품 수명이 끝날 때까지 바뀌지 않는다 — 매출이 예측 가능하다. (사업)
산업·자동차·AI 데이터센터가 각각 다른 시계로 움직인다. 한 곳이 식어도 전체가 멈추지 않는다. (분산)
2024년 바닥을 지나 회복 초입이라면, 사이클의 남은 구간이 더 길다. (타이밍)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산업·자동차는 경기에 직접 묶인다. 지난주 고용이 마이너스였다는 건 공장 쪽 수요에 좋은 신호가 아니다. (거시)
사상 최대 수주는 이미 값에 반영됐을 수 있다. 6월 고점에서 12% 빠진 것이 그 신호일지 모른다. (밸류)
반도체 사이클은 재고가 다시 쌓이면 빠르게 뒤집힌다. 2024년이 그랬다. (사이클)
13F가 보여주는 건 ‘3월 말에 게이너가 2.73%로 들고 있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회복이 어디까지 갈지는 다음 몇 분기가 답합니다.
다음 주 수요일, 실적에서 볼 것
① 데이터센터가 계속 90%대로 크는가 — 한 분기의 급증은 기저효과일 수 있습니다. 두 분기 연속인지가 중요합니다.
② 산업 부문의 방향 — 이 회사 매출의 가장 큰 축이고, 경기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자리입니다.
③ 영업이익률 49%가 유지되는가 — 이 수준은 반도체에서도 높은 축입니다. 유지된다면 가격 결정력이 살아 있다는 뜻입니다.
글쓴이 한마디 — 이 회사를 정리하며 ‘조용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AI 이야기는 늘 GPU에서 시작해 GPU에서 끝나는데, 그 GPU에 전기를 나눠주는 칩이 없으면 서버는 켜지지도 않으니까요. 뉴스에 안 나오는 자리를 찾아보는 게 13F를 읽는 재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아날로그 디바이시스는 현실의 신호를 디지털로 바꾸는 칩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토마스 게이너가 2026년 1분기 13F에서 2.73%로 들고 있었고, 주가는 기준일 318.14달러에서 389.93달러로 22.6% 올랐습니다(6월 22일 445.48달러 고점 후 조정). 매출은 1년 전보다 30% 넘게 늘며 2024년 바닥을 지났고, 데이터센터 매출이 90% 이상 증가하며 새 축이 붙었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418종목에 599억 달러를 담은 거장을 봅니다. 이 시리즈에서 본 것 중 가장 넓게 펼친 표입니다.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