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글 / 투자·경제
거장 분석

브루스 버코위츠의 페어홈 2026년 1분기 13F 포트폴리오

한 종목이 포트폴리오의 80%다

종목은 열 개, 그런데 하나가 79.7%.
그 하나는 회사라기보다 땅입니다.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 정보 제공 목적입니다

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지난주에 본 찰리 멍거의 데일리 저널은 네 종목이 전부였습니다. 오늘 볼 표는 종목이 열 개라 조금 넉넉해 보이는데, 숫자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하나가 79.67%입니다. 나머지 아홉을 다 합쳐도 그 하나의 4분의 1이 안 됩니다.

페어홈 캐피털(Fairholme Capital), 브루스 버코위츠가 이끄는 곳의 미국 주식 약 15억 1,419만 달러(약 2.2조 원)입니다. 그리고 79.67%를 차지한 그 종목은 흔히 아는 사업 회사가 아니라 플로리다의 땅에 가깝습니다.

거대한 한 덩어리의 플로리다 땅과 가장자리의 작은 보유 상자들
거대한 토지 모형 하나가 테이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작은 보유 상자들이 가장자리로 밀린 장면으로, 세인트조 한 종목에 80% 가까이 집중한 포트폴리오를 표현했습니다.AI로 제작한 편집 일러스트 · 실제 SEC 문서나 공식 이미지가 아닙니다.
13F가 처음이라면 13F란 무엇인가부터 보고 오시면 좋습니다.

브루스 버코위츠는 누구인가

버코위츠는 리먼 브라더스와 스미스 바니를 거쳐 1997년 페어홈 캐피털을 세웠습니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건 2010년 모닝스타가 그를 ‘10년의 펀드매니저’로 선정하면서입니다. 1999년 12월 펀드 출범부터 2009년 말까지 10년 연환산 13.2%를 기록해 같은 기간 S&P500을 크게 앞선 성과였습니다.

그 뒤 이야기는 조금 다르게 흘렀습니다. 상을 받은 직후 자금이 몰려 운용 규모가 200억 달러(약 28.8조 원) 가까이 불었지만, 성과가 흔들리자 그 돈은 빠져나갔습니다. 지금 13F에 잡히는 미국 주식은 15억 달러(약 2.2조 원) 수준으로, 정점의 10분의 1이 되지 않습니다.

🎯 버코위츠의 원칙 — ‘정말 아는 것 몇 개에, 남들이 손대지 않을 때.’ 현금흐름이 잘 나오는데 값이 눌린 회사를 소수만 골라 크게 담고, 살 것이 없으면 현금을 오래 들고 기다립니다. 남들이 위험하다고 피하는 자산을 파고드는 성향이 강해, 성과의 진폭도 그만큼 큰 쪽입니다.

Top 보유 — 하나가 거의 전부다

영문 티커를 누르면 복사됩니다 — 증권 앱 검색창에 붙여넣어 보세요.

종목비중무슨 회사인가
세인트조 ()79.67%플로리다 토지·부동산
엔터프라이즈 ()13.63%에너지 파이프라인
뱅크 OZK ()2.79%부동산 대출 은행
버크셔 B ()1.60%보험·복합기업
WR 버클리 ()1.12%특수보험
프로그레시브 ()0.87%자동차보험

상위 두 종목이 93.3%이고, 나머지는 사실상 잔돈입니다. 크래프트하인즈 0.16%, 애플 0.04% 같은 자리도 있는데 금액으로는 수십만 달러 수준이라 포트폴리오를 설명하지 못합니다.

📌 알아둘 점

이 시리즈에서 가장 집중된 표는 모니시 파브라이3종목 100%였습니다. 종목 수만 보면 파브라이가 더 극단이지만, 단일 종목 하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버코위츠가 훨씬 큽니다. 파브라이의 셋은 그래도 세 다리로 서 있고, 이쪽은 한 다리에 몸무게의 80%가 실려 있는 구조입니다. 이 표를 볼 때는 ‘포트폴리오’라기보다 세인트조 한 종목에 대한 판단으로 읽는 편이 실제에 가깝습니다.

세인트조는 무슨 회사인가

1936년에 세워진 이 회사는 원래 제지업으로 출발해, 종이를 만들 나무를 기르려고 플로리다 북서부의 땅을 대규모로 사들였습니다. 제지 사업을 접은 뒤 남은 것이 그 땅이었고, 지금은 그 땅을 주거단지·호텔·상업시설로 개발하는 회사가 됐습니다.

규모가 감이 잘 안 오실 텐데, 2026년 2분기 기준 보유 토지는 약 16만 5,000에이커입니다. 제곱킬로미터로 바꾸면 약 668km²로, 서울시 전체 면적(약 605km²)보다 넓습니다.

이 자리의 성격이 여기서 갈립니다. 땅값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자산이면서, 동시에 호텔과 임대시설에서 매년 현금이 들어오는 사업으로 바뀌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버코위츠는 세인트조 이사회에도 참여했다가 2024년 10월 물러났습니다.

이번 분기 주목할 변화 — 에너지를 비웠다

구분건수종목
전량 청산7건다이아몬드백(), EOG, 옥시덴탈(), CF인더스트리스 등
신규 매수2건홈뱅크셰어스(), 크래프트하인즈()
비중 확대5건프로그레시브, 뱅크 OZK, 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버크셔
비중 축소2건세인트조, WR 버클리

청산 목록이 한 방향을 가리킵니다. 셰일 시추(다이아몬드백·EOG), 정유·탐사(옥시덴탈), 비료(), 광물 로열티()까지 땅에서 무언가를 캐내는 사업을 한꺼번에 비웠습니다. 대신 남긴 에너지 자리는 파이프라인(엔터프라이즈 프로덕츠) 하나이고, 그건 오히려 늘렸습니다. 같은 에너지라도 값이 오르내리는 원자재 쪽에서 통행료를 받는 쪽으로 무게가 옮겨간 구성입니다.

세인트조도 21만 2,300주 줄었습니다. 다만 보유가 1,921만 주라 비율로는 1.1%여서, 자리를 흔든 수준은 아닙니다.

땅을 파던 장비를 걷어내고 긴 파이프라인을 놓는 작업자들
원자재를 캐던 장비는 걷어내고 긴 파이프라인을 놓는 작업자들을 배치해, 에너지 자리를 생산자에서 통행료형 인프라로 옮긴 변화를 표현했습니다.AI로 제작한 편집 일러스트 · 실제 SEC 문서나 공식 이미지가 아닙니다.

그때(2026년 1분기), 시장은 어땠나?

AI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던 분기입니다. 이 표에는 그 흐름이 아예 없습니다. 엔비디아도 알파벳도 없고, 애플이 0.04% 있을 뿐입니다.

대신 땅·파이프라인·보험·은행이 자리를 채웠습니다. 공통점을 찾자면 성장 이야기로 값이 매겨지는 자산이 아니라, 실물이나 계약에 값이 붙는 자산이라는 점입니다. 같은 분기 글렌 그린버그가 상위 열 자리에서 빅테크를 통째로 비운 것과 성격이 비슷한데, 버코위츠 쪽은 그마저도 한 종목으로 압축돼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2026년 7월)은?

세인트조의 사업 지표는 커졌습니다. 회사는 2025년에 순이익이 56% 늘고 부동산 부문 총이익률이 51%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땅을 팔아 한 번 버는 구조에서 호텔·임대로 반복해서 버는 구조로 넘어가는 흐름이 숫자에 나타난 셈입니다.

주가도 그 흐름을 따라 올랐고, 2026년 중반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버코위츠가 14차례에 걸쳐 약 2,500만 달러(약 360억 원)어치를 팔았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1,500만 주 넘게 들고 있어, 비중이 크게 달라지는 규모는 아닙니다.

전제 쪽에서 갈리는 지점은 금리입니다. 물가 둔화 흐름에 유가 반등이 겹치면서 인하 기대가 뒤로 밀렸는데, 주택과 부동산 개발은 금리가 높게 유지될수록 분양과 착공이 눌립니다. 사업 지표가 좋아지는 것과 별개로, 이 자리의 값을 매기는 할인율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온 셈입니다.

낙관과 공포 — 한 종목에 80%, 두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땅은 새로 만들 수 없다 — 플로리다로 인구가 계속 들어오는 한, 이미 확보한 16만 에이커의 값은 시간이 편을 든다. (사업)

개발이 진행될수록 한 번 팔고 끝나는 매출이 호텔·임대의 반복 현금흐름으로 바뀐다. 이익의 질이 달라지는 국면이다. (타이밍)

AI 밸류에이션 논쟁이 커져도 이 자리는 그 논쟁 밖에 있다. 실물 자산이라 흔들리는 축이 다르다. (거시)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한 종목이 80%면 그 종목이 곧 펀드다 — 분산의 여지가 없어, 판단이 어긋났을 때 기댈 다른 자리가 없다. (밸류)

부동산 개발은 금리에 정면으로 묶인다. 인하가 계속 미뤄지면 사업 지표가 좋아도 값은 눌릴 수 있다. (타이밍)

자산이 플로리다 한 지역에 몰려 있어 허리케인·보험료 급등 같은 지역 위험이 그대로 전달된다. 땅은 옮길 수 없다. (거시)

13F가 보여주는 건 ‘한 종목에 80%를 실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 확신이 오래 기다린 대가로 돌아올지, 분산 없는 위험으로 남을지는 그 땅 위에 무엇이 세워지는지가 답합니다.

지금 이 거시 흐름에서, 버코위츠의 선택은?

이 표는 집중이라는 말의 폭이 얼마나 넓은지 보여줍니다. 최근 며칠 사이 본 이름들만 놓아도 그렇습니다 — 파브라이는 세 종목에 100%를 걸었지만 세 다리로 섰고, 그린버그는 열 종목에 75%를 담되 서로 다른 업종에 나눴으며, 멍거는 네 종목 중 셋을 같은 은행업에 두고 아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버코위츠는 그중 가장 좁은 한 점에 서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일 게 있습니다. 모닝스타 상을 받은 직후 자금이 몰렸다가 성과가 흔들리자 빠져나간 이력은, 집중 투자를 볼 때 자주 빠지는 대목을 짚어줍니다. 집중은 맞을 때와 틀릴 때가 모두 크게 나타나는 방식이라, 성과가 좋은 구간만 보고 따라 들어가면 정작 견뎌야 할 구간에서 버티기 어렵습니다. 이건 운용자의 문제라기보다 그 방식을 고른 사람이 감당해야 할 조건에 가깝습니다.

글쓴이 한마디 — 79.67%라는 숫자를 처음 보고 데이터 오류를 의심했지만, 열 종목을 하나씩 확인하니 그대로였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표가 ‘주식 포트폴리오’라기보다 땅 한 덩어리에 대한 장기 판단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분기마다 무엇을 사고팔았는지 세는 일이 여기서는 큰 의미가 없고, 결국 플로리다 북서부에 사람이 계속 모이는가라는 질문 하나로 수렴합니다. 그 질문에 답이 나오기까지는 아마 몇 해가 더 걸릴 겁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페어홈의 2026년 1분기 13F는 세인트조 한 종목이 79.67%이고 상위 둘을 합치면 93.3%인 포트폴리오입니다. 이번 분기에는 셰일·정유·비료 등 에너지 7종목을 청산하고 파이프라인만 남겨 늘렸으며, 세인트조도 1.1%가량 덜어냈습니다. 서울보다 넓은 플로리다 땅에 10년 넘게 걸어둔 자리가 이 표의 거의 전부입니다.

지난주 토요일 특집에서는 밸류 거장 다섯 명의 움직임을 한 줄에 세웠는데, 한 분기에 56번 손댄 사람부터 0번 손댄 사람까지 있었습니다. 오늘 본 버코위츠는 그 자에 올리면 16건을 움직였지만 정작 79.67%짜리 자리는 거의 그대로 둔 쪽입니다 — 건수와 확신이 늘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