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 시리즈에서 다룬 종목 중 워런 버핏이 직접 “잘못됐다”고 말한 회사는 이것 하나뿐입니다. 그가 2015년 합병을 주도해 만들었고, 몇 해 뒤 너무 비싸게 샀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으며, 지금은 후계자가 지분 정리에 나선 회사 — 크래프트하인즈()입니다.
그런데 2026년 1분기 13F를 열어보니 방향이 한쪽이 아니었습니다. 프렘 왓사는 비중을 늘렸고, 브루스 버코위츠는 이번 분기에 새로 담았습니다.

크래프트하인즈는 무슨 회사인가
냉장고를 열면 한 번쯤 봤을 브랜드를 파는 회사입니다. 하인즈 케첩, 크래프트 치즈,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오스카마이어 같은 이름이 한 지붕 아래 있습니다.
지금의 회사는 2015년에 만들어졌습니다. 크래프트와 하인즈를 합치는 이 거래를 버핏의 버크셔와 브라질계 사모펀드 3G 캐피털이 함께 주도했습니다. 당시 구상은 단순했습니다 — 오래된 대형 브랜드 둘을 합쳐 비용을 줄이면 이익이 커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회사를 볼 때 비용 절감과 브랜드 힘은 서로 당기는 관계입니다. 광고와 신제품에 쓰는 돈을 줄이면 당장 이익은 늘지만, 소비자가 매대에서 그 브랜드를 집을 이유도 함께 줄어듭니다. 2015년 합병 이후 이 회사가 겪은 어려움이 대체로 그 지점에 있었습니다. 지금 경영진이 다시 돈을 쓰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주가가 오래 눌린 탓에 배당수익률은 5%대 후반까지 올라와 있습니다(연 1.60달러 기준). 성장주가 아니라 배당을 보고 접근하는 쪽이 많은 종목입니다.
거장들은 어떻게 담았나
| 거장 | KHC 비중 | 이번 분기 방향 |
|---|---|---|
| 프렘 왓사 (페어팩스) | 6.10% | 확대 |
| 워런 버핏 (버크셔) | 2.78% | 변화 없음 |
| 브루스 버코위츠 (페어홈) | 0.16% | 신규 매수 |
|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 상위 밖 | 확대 |
비중만 보면 왓사가 가장 크지만, 금액으로 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버핏의 2.78%는 73억 2,353만 달러(약 10.5조 원)이고, 왓사의 6.10%는 1억 1,843만 달러(약 1,700억 원)입니다. 비중은 왓사가 두 배 넘게 높은데 금액은 버핏이 60배 이상입니다.
버크셔가 들고 있는 3억 2,563만 주는 이 회사 지분의 약 4분의 1을 넘는 규모입니다. 시장에 내놓기도 쉽지 않은 크기라, ‘팔지 않았다’는 사실을 판단으로만 읽기 어려운 자리이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본 버코위츠의 신규 매수는 규모가 작습니다 — 10만 5,300주, 약 237만 달러(약 34억 원)로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0.16%입니다. 세인트조에 79.67%를 실은 사람의 기준에서는 아직 자리라고 부르기 이른 크기입니다.

그때(2026년 1분기)와 지금(2026년 8월)
이 자리를 이해하려면 지난 1년의 순서를 봐야 합니다.
| 시점 | 무슨 일이 있었나 |
|---|---|
| 2025년 8월 | 버크셔, 보유 지분에 38억 달러(약 5.5조 원) 손상차손 반영 |
| 2025년 9월 | 회사가 두 개로 쪼개겠다고 발표 — 2015년 합병을 되돌리는 결정 |
| 2026년 1월 | 새 최고경영자 취임 / 버크셔는 지분 정리 절차에 착수 |
| 2026년 2월 | 회사가 분할 작업 중단 — “문제는 고칠 수 있다” |
버핏은 분할 발표에 실망했다고 밝히면서, 합쳐놓은 게 훌륭한 생각은 아니었지만 떼어낸다고 해결되지도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팔 가능성도 닫지 않았습니다.
그 뒤 상황이 한 번 더 뒤집혔습니다. 2026년 1월 취임한 새 경영진이 6주 만에 분할을 보류하고, 쪼개는 대신 브랜드에 다시 투자하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번 13F가 찍힌 3월 말은 그 직후입니다.
지금(2026년 8월) 주가는 25.85달러로 13F 기준일 이후 17.0% 올랐습니다. 다만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아래쪽이고, 이 반등이 실적으로 뒷받침되는지는 이 글이 나가고 이틀 뒤인 8월 5일 2분기 실적에서 처음 확인됩니다.
낙관과 공포 — 값이 눌린 브랜드, 두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브랜드 자체는 매대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 광고와 신제품에 다시 돈을 쓰면 점유율이 회복될 여지가 남아 있다. (사업)
분할을 접고 본업을 고치는 쪽으로 방향이 정리됐다. 왓사의 증액과 버코위츠의 신규 진입이 그 국면과 겹친다. (타이밍)
5%대 후반의 배당은 주가가 제자리여도 기다리는 값을 치러준다. 금리가 내려가면 이런 자리의 상대 매력이 커진다. (거시)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10년 넘게 매출이 늘지 않은 브랜드에 돈을 더 쓴다고 소비자가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다 — 비용만 늘고 이익이 줄 수 있다. (밸류)
버크셔가 지분 정리 뜻을 접지 않았다면, 4분의 1이 넘는 물량이 언젠가 시장에 나온다는 부담이 남는다. (타이밍)
자체 브랜드(PB) 확산과 건강 지향 소비는 가공식품 전반을 누르는 흐름이다. 회사 하나의 노력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거시)
13F가 보여주는 건 ‘분할이 보류된 분기에 셋이 늘리거나 새로 담았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 판단이 맞았는지는 8월 5일 실적부터 차례로 답이 나옵니다.
글쓴이 한마디
이 표에서 가장 눈에 남는 건 버핏의 ‘변화 없음’입니다. 스스로 비싸게 샀다고 인정했고 회사는 손상차손까지 반영했는데, 13F에는 아무 움직임이 없습니다.
여기에는 개인 투자자와 다른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지분이 회사의 4분의 1을 넘으면 ‘팔고 싶을 때 파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시장에 내놓는 순간 값이 밀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의 ‘유지’를 확신으로만 읽기는 어렵고, 반대로 개인이 같은 종목을 들고 있다면 그런 제약 없이 언제든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유리한 조건입니다.
실수를 인정한 뒤에도 남아 있는 자리를 보는 일은, 성공한 선택만 모아 보는 것보다 배울 게 많습니다. 13F는 맞힌 것과 틀린 것을 가리지 않고 같은 표에 올려두니까요.
오늘 아침 본 버코위츠가 한 종목에 79.67%를 실은 극단이었다면, 이 종목에서 그가 담은 건 0.16%입니다. 같은 사람의 표 안에서도 확신의 크기는 이렇게까지 다릅니다.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