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어제가 2026년 2분기 13F 제출 마감이었습니다. 이제 며칠에 걸쳐 수천 건의 표가 SEC EDGAR에 공시됩니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이 쏟아지는 것은 표가 아니라 헤드라인입니다. ‘거장이 무엇을 샀다’, ‘누가 무엇을 다 팔았다’ 같은 문장들이죠. 그중 상당수는 사실이지만 의미가 다르게 전달됩니다.
이번 주 닷새 동안 거장 다섯 명의 표를 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걸렸던 것들을 먼저 볼 것 셋, 흘려보낼 것 셋으로 정리합니다.

이번 주에 본 다섯 표
| 거장 | 종목 수 | 표의 성격 |
|---|---|---|
| 셈퍼 아우구스투스 | 42 | 버크셔 한 종목에 24.43% |
| 린셀트레인 | 27 | 상위 둘이 33.6% |
| 야크트만 | 73 | 1위가 캐나다 석유 10.75% |
| 트위디 브라운 | 91 | 1·2위가 30.8% |
| 퍼스트이글 | 418 | 1위가 4.62%뿐 |
다섯 모두 ‘값어치보다 싸게 산다’는 같은 문장을 씁니다. 그런데 42종목과 418종목 사이의 거리가 이만큼입니다. 같은 원칙이 실행 단계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된다는 것 — 이번 주에 가장 또렷했던 사실입니다.
먼저 볼 것 ①: 비중이 아니라 주식수
가장 중요한 하나입니다. 어제 아침 닉 트레인 편에서 확인한 대로입니다.
영문 티커를 누르면 복사됩니다 — 증권 앱 검색창에 붙여넣어 보세요.
| 종목 | 비중 변화 | 주식수 변화 |
|---|---|---|
| 알파벳 () | 15.63% → 17.49% | −24.5% |
| 페어아이작 () | 8.49% → 10.28% | −9.3% |
비중은 올랐는데 주식수는 줄었습니다. 비중은 나눗셈이라 분모(전체 규모)가 더 크게 줄면 저절로 올라갑니다.
반대 방향의 사례도 있습니다. 찰리 멍거의 데일리 저널이 들고 있는 알리바바는 두 분기 사이 주식수가 195,000주로 한 주도 바뀌지 않았는데 비중은 10.17%에서 7.29%로 떨어졌습니다. 주가가 빠졌을 뿐입니다.
비중이 움직이는 이유는 셋입니다 — ① 실제로 사고팔았거나, ② 주가가 움직였거나, ③ 다른 종목이 더 크게 움직였거나. 이 중 ①만이 판단의 변화입니다. 그래서 방향을 알고 싶으면 주식수(shares)를 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13F 요약 사이트가 비중을 먼저 보여주기 때문에, 이 한 가지만 챙겨도 오독의 절반이 줄어듭니다.
먼저 볼 것 ②: 전체 규모의 변화
개별 종목을 보기 전에 표 전체의 크기가 어떻게 변했는지 봅니다.
린셀트레인은 31억 3,680만 달러에서 26억 2,880만 달러로 16.2% 줄었습니다. 그리고 상위 종목이 거의 전부 10%에서 30% 사이로 줄었죠.
특정 종목만 정리한 게 아니라 고르게 줄었다면, 대개 판단이 아니라 고객 환매입니다. 돈이 빠져나가면 운용사는 포트폴리오 모양을 유지하려고 전 종목을 비례해 팝니다.
이걸 모르면 ‘거장이 알파벳을 24% 팔았다’가 강한 신호처럼 읽힙니다. 실제로는 그가 알파벳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먼저 볼 것 ③: 무엇을 안 했는가
새로 산 것보다 안 산 것이 더 많은 것을 말할 때가 있습니다.
메이슨 호킨스는 49종목을 들고 있으면서 한 분기에 신규 매수가 0건이었습니다. 찰리 멍거의 데일리 저널은 네 종목의 주식수가 여러 분기째 그대로입니다.
이건 게으름이 아니라 기준을 낮추지 않았다는 기록입니다. 매 분기 무언가를 사야 할 것 같은 압박은 개인에게 더 크게 작용하는데, 이 표들은 ‘안 사는 것도 결정’이라는 걸 숫자로 보여줍니다.

흘려보낼 것 ①: ‘몇 건을 움직였다’
건수는 성격이 아니라 종목 수의 함수입니다.
빌 나이그렌은 한 분기에 171건을 움직였는데, 종목이 수백 개라 값이 오른 자리를 조금씩 덜고 내린 자리를 채우는 것만으로 건수가 쌓입니다. 그를 ‘가장 자주 판단을 바꾸는 사람’으로 읽으면 틀립니다.
이번 주 트위디 브라운의 106건도 마찬가지입니다. 91종목을 굴리면 그 정도는 정상 범위입니다.
흘려보낼 것 ②: 규모를 뺀 ‘신규’와 ‘청산’
비율이 없는 건수는 정보가 아닙니다.
레나 편에서 봤듯, 글렌 그린버그의 ‘축소’는 1,364주였습니다. 보유의 0.06%죠. 반올림 오차에 가까운 움직임이 ‘거장이 줄였다’로 보도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크래프트하인즈 편에서는 프렘 왓사의 6.10%가 약 1,700억 원이고 버핏의 2.78%가 약 10.5조 원이었습니다. 퍼센트와 금액이 정반대 순서를 가리킨 것이죠.
비중·금액·주식수를 함께 보지 않으면 어느 쪽으로든 틀립니다.
흘려보낼 것 ③: ‘거장 컨센서스’
여러 명이 동시에 샀다는 문장은 가장 조심해야 할 축입니다.
지난달 특집에서 28명의 겹침을 집계했을 때, ‘셋 이상이 청산한 종목’ 목록 네 개에 전부 같은 이름이 들어 있었습니다. 1,000종목 넘게 굴리는 곳이었죠. 그 한 명을 빼면 대부분 ‘둘’로 내려앉았습니다.
겹침은 결론이 아니라 질문의 시작입니다. 누가 세었는지, 그 안에 기계적 조정이 섞였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나와 있는 표들
마감이 어제였다고 모두가 어제 낸 것은 아닙니다. 먼저 낸 곳이 있고, 이 시리즈에서 다룬 거장 중 다섯이 그렇습니다.
| 거장 | 2분기 제출일 | 이 블로그 |
|---|---|---|
| 찰리 멍거 (데일리 저널) | 7월 16일 | 7월 31일 |
| 닉 트레인 (린셀트레인) | 7월 15일 | 어제 |
| 에드가 와첸하임 (그린헤이븐) | 7월 28일 | 8월 4일 |
| 퍼스트이글 | 8월 5일 | 그저께 |
| 트위디 브라운 | 8월 7일 | 월요일 |
이번 주에 2분기 표를 셋이나 다룰 수 있었던 것이 이 덕분입니다. 앞으로 며칠간은 나머지 거장들의 표가 차례로 EDGAR에 올라옵니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것 하나
새 표가 나와도 기준일은 6월 30일입니다.
이번 주에 다룬 종목들만 봐도 그 시차가 어떤 크기인지 보입니다. AMAT는 6월 30일에 723달러였다가 8월 13일 534달러였고, 알리바바는 6월 말 96달러에서 122달러로 올랐습니다. 표가 찍힌 날과 우리가 보는 날 사이에 이만큼이 지나갑니다.
13F는 답안지가 아니라 관찰 자료입니다. 새 분기 표가 나왔다고 답이 새로 나오는 게 아니라, 관찰할 장면이 하나 더 생기는 것입니다.
낙관과 공포 — 표가 쏟아지는 시기를 대하는 두 태도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두 분기를 나란히 놓을 수 있게 됐다 — 한 장면이 아니라 움직임을 읽는 단계로 올라선다. (정보)
1분기에 갈렸던 자리들의 결론이 한 겹 더 드러난다. 공부할 사례가 한꺼번에 늘어난다. (학습)
주식수를 함께 보는 습관을 들이면, 이 시기의 소음 대부분은 저절로 걸러진다. (태도)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거장이 샀다’는 헤드라인이 가장 많이 쏟아지는 시기다. 규모와 맥락 없이 인용되기 쉽다. (소음)
45일 지난 사진으로 오늘 매매하면, 시차를 무시한 값을 치른다. (시차)
분기마다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긴다. 정작 한 주도 안 바꾼 표가 가장 조용히 이겼을 수 있다. (조급함)
한눈에 정리하면
새 분기 13F를 받아들 때는 먼저 볼 것 셋 — 비중이 아니라 주식수, 개별 종목 전에 전체 규모의 변화, 그리고 무엇을 안 했는가 — 을 챙기고, 흘려보낼 것 셋 — 규모 없는 건수, 비율 없는 신규·청산, 누가 세었는지 모를 ‘거장 컨센서스’ — 은 그냥 지나가면 됩니다.
이번 주에 본 다섯 표는 42종목부터 418종목까지 펼쳐져 있었지만, 다섯 모두 같은 말을 했습니다. 값과 값어치는 다르고, 그 차이가 좁혀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었죠.
오늘 저녁에는 그 비중과 주식수 이야기를 종목 쪽에서 다시 봅니다 — 멍거가 한 주도 팔지 않았는데 비중만 줄어든, 바로 그 회사입니다.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