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거장 30인의 2026년 2분기 표를 전부 열어 봤습니다. 이들이 그 분기에 사거나 팔거나 들고 있던 종목은 모두 1,560개입니다. 웬만한 미국 상장사는 어딘가에 한 번쯤 이름을 올립니다.
그런데 아이온큐·리게티·디웨이브는 한 곳에도 없었습니다. 보유도, 신규도, 청산도 아닙니다. 아예 등장하지 않습니다.
저울은 무게를 재고 줄자는 길이를 잽니다. 저울에 올려서 길이가 안 나온다고 그 물건이 짧은 것은 아닙니다. 투자 원칙도 같습니다. 원칙마다 무엇을 보도록 만들어졌는지가 정해져 있고, 그 바깥의 것은 좋고 나쁨 이전에 애초에 측정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어떤 종목이 누군가의 표에 없다는 사실은 그 종목에 대한 판정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잣대를 쓰는지에 대한 정보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그 잣대들을 살펴봅니다.

세 회사는 무엇을 하나
셋 다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컴퓨터가 0과 1을 하나씩 처리한다면, 양자컴퓨터는 원자 수준의 성질을 이용해 여러 상태를 겹쳐 다룹니다. 특정 종류의 계산에서는 훨씬 빠를 수 있다고 이야기됩니다.
아이온큐()는 이온을 가둬 계산에 쓰는 방식, 리게티()는 초전도 회로 방식, 디웨이브()는 최적화 문제에 특화된 방식을 씁니다. 접근이 서로 다릅니다.
공통점은 아직 사업 규모가 작다는 것입니다. 2026년 2분기 공시 보도를 기준으로 리게티의 분기 매출은 510만 달러(약 73억 원),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810만 달러(약 405억 원)였습니다. 디웨이브의 분기 매출은 310만 달러(약 45억 원)입니다.

증명을 요구하는 잣대 — 버핏과 스미스
먼저 이익을 출발점으로 삼는 쪽입니다.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반복해 온 원칙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 거장 | 그가 반복해 온 원칙 | 이 잣대로 재보면 |
|---|---|---|
| 워런 버핏 | 이해할 수 있는 사업, 꾸준한 현금흐름 | 현금이 들어오는 쪽보다 나가는 쪽이 큽니다 |
| 테리 스미스 | 좋은 회사를 사라, 비싸게 사지 마라, 아무것도 하지 마라 | ’좋은 회사’의 기준인 자본수익률을 계산하려면 이익이 있어야 합니다 |
둘 다 결과가 같습니다. 재려는 항목 자체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잣대가 보는 것은 이미 증명된 수익력입니다. 장점은 분명합니다 — 숫자로 확인되니 착각할 여지가 적고, 틀렸을 때 손실이 제한적입니다. 대신 증명되기 전의 구간은 통째로 놓칩니다. 아마존도 초기에는 이 잣대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가능성에 거는 잣대 — 우드와 만델
반대편에는 증명을 기다리지 않는 잣대가 있습니다. 이쪽도 두 사람입니다.
| 거장 | 그가 반복해 온 원칙 | 실제로 담고 있는 것 |
|---|---|---|
| 캐시 우드 | 이익보다 혁신의 크기에 건다 | 유전자 편집·합성 DNA·단일세포 분석 등 사업 초기 회사들 |
| 스티븐 만델 | 이기는 산업의 진짜 병목을 찾는다 | 신생 AI 인프라 회사 네비우스를 1위(7.19%)로 |
두 사람 모두 말뿐이 아닙니다. 2026년 2분기 ARK의 미국 주식 154억 달러(약 22.2조 원) 상위에는 CRISPR Therapeutics·Twist Bioscience·10X Genomics처럼 아직 사업 초기인 회사들이 들어 있고, 론 파인의 164억 달러(약 23.6조 원)에서 가장 큰 자리는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AI 인프라 회사입니다.
다만 두 잣대가 보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우드는 시장이 열렸을 때의 크기를, 만델은 그 성장이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좁은 길목을 봅니다. 장점은 증명 이전 구간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고, 대가는 언제 열릴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드는 여러 곳에 나눠 담고, 만델은 길목이 분명해 보이는 곳에 크게 겁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2분기 표 어디에도 세 종목은 없습니다.
이익이 없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 잣대들은 원래 이익을 먼저 보지 않으니까요. 왜 없는지는 13F로 알 수 없습니다. 공시는 무엇을 들고 있는지만 적고, 무엇을 왜 안 들었는지는 적지 않습니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래서, 내 기준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
두 잣대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 증명된 수익력을 보는 쪽 | 열릴 시장의 크기를 보는 쪽 | |
|---|---|---|
| 본다 | 이익·현금흐름·자본수익률 | 기술의 크기, 바뀔 판의 넓이 |
| 강점 | 숫자로 확인 가능, 착각이 적다 | 증명 이전 구간을 잡을 수 있다 |
| 약점 | 증명 전 구간을 통째로 놓친다 | 언제인지 모르고, 대부분 틀린다 |
| 대응 | 확신이 서면 크게 담는다 | 틀릴 것을 전제하고 잘게 나눈다 |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둘은 다른 질문에 답하는 도구이고, 실제로 두 진영 모두 오래 살아남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분기에는 네 사람 모두 이 종목들을 담지 않았습니다.
다만 내가 어느 쪽 잣대를 쓰고 있는지는 알고 있어야 자기 판단을 스스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익을 중요하게 보는 사람이 이익 없는 회사를 들고 있다면, 그건 잣대가 바뀐 것인지 아니면 잣대를 잠깐 내려놓은 것인지 — 그 구분은 본인만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목표주가도, 전망도, 좋다·나쁘다는 결론도 담지 않았습니다. 공시와 공개 실적으로 확인되는 범위가 여기까지이기 때문입니다.
글쓴이 한마디 — 처음에는 ‘왜 안 샀을까’를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모을수록 그 질문에 답할 근거가 공시에 없다는 것만 분명해졌습니다. 공시는 산 것을 적지, 안 산 이유를 적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질문을 바꿨습니다 — ‘이 잣대는 무엇을 보도록 만들어졌나’. 남의 장바구니를 보는 일이 재미있는 이유는 종목 이름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쓰는 잣대가 드러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거장 30인이 2026년 2분기에 스친 종목은 1,560개인데, 아이온큐·리게티·디웨이브는 그 안에 없습니다.
증명을 요구하는 잣대(버핏·스미스)로는 아직 이 회사들을 잴 수 없습니다. 반면 가능성에 거는 잣대(우드·만델)는 실제로 사업 초기 회사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네 사람 모두 이 세 종목은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공시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없다는 것은 사실이고,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닙니다. 이 글은 앞의 것만 다뤘습니다.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