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지난 2주 동안 이 블로그에서 거장 열댓 명의 13F를 봤습니다. 표를 읽는 법은 함정 ①에서 누구의 표를 골라 보느냐를, 함정 ②에서 그 안의 숫자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다뤘습니다.
이번 편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 표에 아예 적히지 않는 것들입니다.

13F는 목록이 정해진 서식입니다
13F는 “당신 재산을 다 적으세요”가 아닙니다. SEC가 13(f) 증권 목록을 따로 공표하고, 거기 있는 것만 적습니다. 대체로 미국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과 ETF, 그리고 그에 딸린 옵션·전환사채 정도입니다.
목록 밖은 보고 대상이 아닙니다. 안 적는 게 아니라 적는 칸이 없습니다.
| 13F에 적히는 것 | 13F에 안 적히는 것 |
|---|---|
| 미국 상장 주식 · ETF | 현금 |
| 콜옵션 · 풋옵션(보유분) | 채권 · 국채 |
| 미국예탁증서(ADR) | 원자재 · 금 실물 |
| 전환사채 일부 | 해외 거래소 상장 주식 |
| 비상장 지분 · 부동산 | |
| 공매도(숏) 포지션 |
가장 헷갈리는 칸 — 풋은 적히는데 숏은 안 적힙니다
이 둘을 같은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13F에서는 완전히 다르게 다뤄집니다.
풋옵션을 산 것은 적힙니다. 값이 내릴 때 이익이 나는 계약을 보유한 것이고, 보유는 보고 대상입니다.
주식을 빌려 판 것(공매도)은 적히지 않습니다. 13F는 보유(long)를 적는 서식이라 빌려 판 자리가 들어갈 칸이 없습니다.
댄 로브의 2분기 표에 S&P500 풋이 있었습니다. 그건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 개별 종목을 공매도하고 있었다면 그 자리는 어디에도 안 보입니다.
그래서 13F만 보고 “이 사람은 시장이 오를 거라고 본다”고 읽으면 위험합니다. 반대편에 무엇을 걸어 뒀는지가 안 적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표의 크기가 재산이 아닙니다
이번 주에 본 표들을 다시 보면 이 점이 분명해집니다.
| 거장 | 13F에 적힌 것 | 안 적힌 것은? |
|---|---|---|
| 찰리 멍거 | 네 종목, 2.57억 달러(약 3,521억 원) | 데일리 저널의 현금·채권은 이 표에 없습니다 |
| 칼 아이칸 | 12종목, 82.6억 달러(약 11.3조 원) | 아이칸 엔터프라이즈가 굴리는 비상장 사업은 없습니다 |
| 레이 달리오 | 243.8억 달러(약 33.4조 원) | 브리지워터의 채권·통화·원자재는 없습니다 |
브리지워터는 거시 흐름에 거는 곳입니다. 채권과 통화가 본업에 가까운데, 그중 무엇도 13F에는 없습니다. 우리가 본 243.8억 달러(약 33.4조 원)는 그 회사가 굴리는 것의 한 조각입니다.

해외 주식은 상장된 곳에 따라 갈립니다
같은 회사라도 어디에 상장된 주식을 샀느냐에 따라 보이기도 하고 안 보이기도 합니다.
멍거의 알리바바는 미국예탁증서(ADR)라 13F에 적힙니다. 그런데 어떤 운용사가 홍콩 상장 알리바바를 샀다면 그 자리는 13F에 없습니다.
같은 회사, 같은 판단, 다른 가시성입니다. 13F만 놓고 “이 사람은 중국을 안 본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읽어야 하나
① ‘전부’라고 읽지 않습니다. 13F는 미국 상장 주식이라는 한 칸을 비춘 조명입니다. 방 전체가 아닙니다.
② 반대편 자리를 가정합니다. 숏은 안 적힙니다. 표가 낙관 일색으로 보여도 반대편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③ 그 운용사의 본업을 함께 봅니다. 채권·거시가 본업인 곳의 13F는 곁가지일 수 있습니다.
함정 셋을 한 줄로
- ① 13F에 나오는 거장은 이미 살아남은 사람들입니다. 누구의 표를 고르느냐가 결론을 바꿉니다.
- ② 그 안의 비중은 방향을 말해 주지 않습니다. 주식 수를 봐야 샀는지 팔았는지 압니다.
- ③ 그리고 그 표에는 적히지 않는 칸이 더 많습니다.
셋을 합치면 이렇게 됩니다. 13F는 정직하지만 부분적입니다. 13F가 어떤 제도인지 아는 것이 첫걸음이었고, 이제 그 제도가 무엇을 안 보여 주는지까지 알면 한 장을 제대로 읽을 준비가 된 셈입니다.
보이는 것을 정확히 읽고, 안 보이는 것을 잊지 않는 것 — 이 블로그가 거장의 표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