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이 종목을 가장 크게 들고 있는 사람, 두 번째로 크게 들고 있는 사람, 그리고 세 번째 사람은 서로 아는 사이입니다. 찰리 멍거와 워런 버핏은 60년 가까이 함께 일한 파트너였고, 리 루는 멍거가 생전에 자기 가족 자금을 맡긴 유일한 외부 운용자였습니다.
세 사람이 같은 은행을 들고 있는데, 2026년 1분기에 방향은 갈렸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 멍거 쪽은 한 주도 움직이지 않았고, 버핏과 리 루는 덜어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무슨 회사인가
미국에서 예금 규모로 두 번째로 큰 은행입니다. 돈을 버는 방식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입니다. 낮은 금리로 예금을 받아 더 높은 금리로 빌려주고 그 차액을 남기는, 은행의 기본 사업입니다. 다른 하나는 2009년에 인수한 메릴린치를 통한 투자은행·자산관리 수수료입니다. 기업 인수합병 자문, 주식·채권 발행, 부유층 자산관리에서 나오는 몫입니다.
은행주를 볼 때 자주 쓰이는 잣대가 PBR(주가순자산비율)입니다. 회사가 가진 순자산 대비 주가가 몇 배인지 보는 값이죠. 버핏이 이 은행의 우선주를 처음 산 2011년 8월, 보통주는 순자산의 62% 할인된 값에 거래되고 있었습니다. 금융위기 여진으로 시장이 은행을 믿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2026년 초 같은 잣대는 순자산 대비 43% 프리미엄으로 뒤집혔습니다. 같은 회사를 같은 사람이 보는데 값의 성격이 달라진 셈입니다.
거장들은 어떻게 담았나
| 거장 | BAC 비중 | 이번 분기 방향 |
|---|---|---|
| 찰리 멍거 (데일리 저널) | 40.51% | 변화 없음 |
| 워런 버핏 (버크셔) | 9.52% | 축소 |
| 리 루 (히말라야) | 4.57% | 축소 (약 71%) |
|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 상위 밖 | 확대 |
| 글렌 그린버그 (브레이브 워리어) | 상위 밖 | 축소 |
비중은 각자의 포트폴리오 안에서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같은 종목인데 40.51%와 4.57%는 전혀 다른 무게라는 점을 먼저 짚어둘 만합니다.
숫자를 주식수로 바꾸면 폭이 더 분명해집니다. 리 루는 1,043만 주에서 300만 주로 약 71%를 덜어냈습니다. 그가 한번 담으면 잘 팔지 않는 쪽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눈에 띄는 크기입니다. 버핏 쪽은 이번 분기만 보면 367만 주로 보유의 0.7% 수준이라 작지만, 시야를 넓히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2024년 7월부터 2025년 말까지 약 5억 1,560만 주, 보유의 절반가량을 이미 정리한 뒤의 잔여 조정이기 때문입니다. 한때 애플 다음가는 2위 자리였던 이 종목은 지금 4위로 내려와 있습니다.
반면 멍거의 데일리 저널은 2,000,000주 그대로입니다. 이 회사는 2024년 1분기 이후 네 종목 모두 주식수가 바뀌지 않았고, BAC도 예외가 아닙니다.
13F에는 매매 단가가 없어 각자 어느 값에 덜어냈는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때(2026년 1분기)와 지금(2026년 7월)
이번 13F가 담은 분기는 주가가 내린 구간이었습니다. 직전 13F 기준일 54.41달러에서 이번 기준일 48.50달러로 10.9% 하락했습니다. 표에 기록된 축소는 이 내림세 위에서 이뤄진 셈입니다.
지금(2026년 7월) 주가는 61.56달러로, 13F 기준일 이후 26.9% 올랐습니다. 다만 13F는 분기말 한 장면만 보여주기 때문에, 각자가 그 뒤 어떻게 했는지는 다음 보고서를 기다려야 합니다.
전제 쪽에서 눈여겨볼 축은 금리입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급격한 금리 인상 국면에서 이 은행만큼 예대마진 덕을 크게 본 곳이 없었는데, 인하 사이클로 들어서면 그 순이자수익은 반대로 눌립니다. 값이 순자산 대비 할인에서 프리미엄으로 바뀐 것과 이 흐름이 겹치는 지점이, 이번 분기 여러 거장이 비중을 조정한 배경과 맞닿아 있습니다.

낙관과 공포 — 은행 하나를 두고, 두 시나리오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예금 기반이 두텁고 자산관리·투자은행 수수료가 함께 받쳐준다 — 금리가 내려도 이익 구조가 한쪽으로만 무너지지 않는다. (사업)
13F 기준일 이후 26.9% 오른 흐름은, 시장이 은행업의 이익 체력을 다시 보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여지가 있다. (타이밍)
멍거 쪽이 자리를 그대로 둔 것처럼, 오래 보는 관점에서는 금리 사이클 한 구간이 판단을 바꿀 이유가 되지 않는다. (거시)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2011년에는 순자산의 62% 할인, 지금은 43% 프리미엄이다 — 같은 사업이라도 지불하는 값이 다르면 기대수익도 달라진다. (밸류)
금리 인하가 이어지면 예대마진이 좁아진다. 인상 국면에서 가장 크게 받았던 만큼, 반대 방향에서도 폭이 클 수 있다. (타이밍)
경기가 꺾이면 대출 부실이 이익을 먼저 갉아먹는다. 은행은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진폭이 큰 업종이다. (거시)
13F가 보여주는 건 ‘셋의 방향이 갈렸다’는 사실까지입니다. 그 뒤 26.9%가 오른 건 종목의 흐름이지, 누가 옳았는지에 대한 답은 아닙니다.
글쓴이 한마디
같은 학교를 나온 세 사람이 같은 문제를 풀었는데 답이 갈린 장면처럼 보입니다. 다만 조건이 서로 달랐다는 점은 짚어둘 만합니다. 멍거의 데일리 저널은 이 자리를 금융위기 직후 아주 싼 값에 담았고, 판단할 사람이 떠난 뒤로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버핏은 2011년 우선주로 시작해 규모를 키웠다가 값이 뒤집힌 뒤 절반을 정리했습니다. 리 루는 이번 분기에 가장 큰 폭으로 덜어냈습니다.
같은 종목이라도 언제 얼마에 담았는가, 그리고 지금 그것을 다시 판단할 사람이 있는가에 따라 다음 행동이 달라진다는 게 이 표에서 읽히는 부분입니다. 13F 한 장에는 비중만 남지만, 그 뒤에는 각자의 시작점이 따로 있습니다.
오늘 아침 특집에서 밸류 거장 다섯 명의 움직임을 한 줄에 세웠을 때 멍거는 0건으로 맨 끝에 있었습니다. 이 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셋 중 그만 자리를 건드리지 않았고, 나머지 둘은 각자의 크기로 덜어냈습니다. 어느 쪽이 옳았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습니다.
서미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