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개된 데이터와 자료를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지난주말 2분기 첫 30장을 펼쳤을 때, 표 하나가 유독 짧았습니다.
크리스 혼(TCI)의 2분기 표는 11줄입니다. 그 11줄에 528억 달러, 약 76조 원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분기에 그가 한 일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전부 팔고 그 자리에 자갈과 시멘트를 파는 회사 둘을 넣은 것이었습니다.

크리스 혼은 누구인가
영국 런던의 TCI(The Children’s Investment Fund)를 운용합니다. 이름 그대로 수익의 일부가 아동 자선재단으로 흘러가는 구조로 출발한 펀드입니다.
투자 방식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소수 종목에 크게 담고, 필요하면 경영진에게 직접 요구합니다. 그가 고르는 회사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남이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자리를 차지하고, 그 자리에서 통행세처럼 돈을 걷는 사업입니다. 더 자세한 배경은 1분기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11줄이 전부입니다
영문 티커를 누르면 복사됩니다 — 증권 앱 검색창에 붙여넣어 보세요.
| 종목 | 비중 | 성격 |
|---|---|---|
| GE 에어로스페이스() | 33.59% | 항공 엔진·정비 |
| 비자() | 19.83% | 결제망 |
| 무디스() | 12.30% | 신용평가 |
| S&P 글로벌() | 10.87% | 신용평가·지수 |
| 알파벳(GOOG·GOOGL 합산) | 8.31% | 검색·광고 |
| 캐나다 퍼시픽() | 7.44% | 철도 |
| 페로비알() | 2.72% | 유료도로·공항 |
| 캐나다 국철() | 2.13% | 철도 |
| 마틴 마리에타() | 1.44% | 골재 (신규) |
| 벌컨 머티리얼즈() | 1.37% | 골재 (신규) |
상위 넷이 76.59%입니다. 풋·콜 없이 전부 보통주이고요.
목록을 성격으로 묶으면 단순해집니다. 비행기 엔진, 카드 결제망, 신용등급, 철도, 유료도로. 다른 회사가 그 자리를 대신하기 어려운 사업들입니다. GE는 엔진을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수십 년 정비로 버는 구조이고, 비자는 카드가 긁힐 때마다 수수료를 받습니다.
이번 분기에 한 일 — 매매 일곱 건
11종목짜리 표에서 석 달 동안 일어난 일은 이게 전부입니다.
| 구분 | 종목 | 크기 |
|---|---|---|
| 청산 | 마이크로소프트 | 1분기 2.24%, 272만 주 |
| 신규 | 마틴 마리에타 · 벌컨 머티리얼즈 | 합쳐 2.81% |
| 증액 | 알파벳() | +108만 주 |
| 증액 | 페로비알 · S&P 글로벌 · 비자 | 소폭 |
| 감액 | 캐나다 퍼시픽 | −120만 주 |
| 감액 | 캐나다 국철 · GE | 소폭 |
비운 자리와 채운 자리의 크기가 거의 같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2.24%가 나가고, 골재 두 곳 2.81%가 들어왔습니다.

골재가 뭐길래
마틴 마리에타와 벌컨 머티리얼즈는 골재(aggregates) 회사입니다. 부순 돌, 모래, 자갈을 캐서 파는 사업이죠. 도로·다리·건물에 반드시 들어가고, 무거워서 멀리 못 나릅니다.
이 ‘못 나른다’가 핵심입니다. 운송비가 원가에서 큰 몫을 차지하니 먼 곳의 경쟁자가 값으로 밀고 들어오기 어렵습니다. 새 채석장은 허가받기가 까다로워 공급이 쉽게 늘지도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채석장 반경 수십 킬로미터가 사실상 그 회사의 영역이 됩니다.
골재는 가장 오래된 형태의 지역 독과점으로 불립니다. 기술이 앞서서가 아니라 자리를 먼저 차지해서 강한 사업이죠. 혼이 이미 들고 있던 결제망·신용평가·철도·유료도로와 성격이 같습니다. 새 업종으로 옮겨간 것이 아니라, 같은 성격의 사업을 하나 더 담은 쪽에 가깝습니다.
줄였는데 비중이 올랐습니다
GE는 이번 분기에 8만 2,198주를 줄였습니다. 그런데 비중은 29.85%에서 33.59%로 올랐습니다.
| 종목 | 주식수 | 비중 |
|---|---|---|
| −8만 2,198주 | 29.85% → 33.59% | |
| 무디스 | 변화 없음 | 13.84% → 12.30% |
| S&P 글로벌 | +4만 6,647주 | 13.22% → 10.87% |
줄인 종목은 비중이 올랐고, 한 주도 건드리지 않은 종목은 내렸으며, 사들인 종목도 내렸습니다. 비중은 주가와 포트폴리오 전체 규모를 따라 저절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전체 평가액이 452억 달러에서 528억 달러로 16.8% 불어난 것이 분모를 키웠습니다.
이 표에서 ‘늘렸다·줄였다’를 읽으려면 비중이 아니라 주식수 칸을 봐야 합니다.빅테크에서 갈린 자리
어제 정리한 30인의 표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넷이 늘리고 다섯이 줄인 종목이었습니다. 방향이 갈린 이름이었죠. 혼은 그 갈림길에서 아예 자리를 비우는 쪽이었습니다.
같은 분기에 알파벳은 108만 주 늘렸습니다. 빅테크 전체를 정리한 것이 아니라, 한 종목은 비우고 한 종목은 키운 분기였습니다.
30인의 표에 놓고 보면
GE 33.59%는 30인 중 다섯 번째로 무거운 1위 자리입니다. 위에 있는 넷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 브루스 버코위츠의 세인트조(76.43%), 칼 아이칸의 아이칸 엔터프라이즈(53.95%, 본인이 이끄는 회사), 찰리 멍거의 웰스파고(45.50%), 모니시 파브라이의 워리어 메트 콜(43.32%)입니다. 네 곳 모두 사실상 한 종목짜리 표에 가깝습니다. 열 종목 넘게 굴리면서 1위가 3분의 1인 경우는 혼이 앞자리입니다.
골재를 상위에 담은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벌컨은 30인 중 혼 하나, 마틴 마리에타는 혼과 토마스 루소 둘뿐입니다. 레이 달리오도 2분기에 벌컨을 새로 담았지만, 996종목짜리 표라 상위에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같은 분기에 철도는 줄였습니다. 캐나다 퍼시픽 120만 주, 캐나다 국철 42만 주. 인프라 안에서 철도를 덜고 골재를 담은 셈입니다. 캐나다 퍼시픽은 토마스 게이너가 같은 분기에 늘린 종목이기도 합니다 — 같은 이름을 두고 방향이 갈렸습니다.
낙관과 공포
😇 낙관 시나리오 · IF 천사
11종목 전부가 자리로 버는 사업이다. 골재를 더한 것은 그 성격을 한 칸 더 밀어붙인 선택으로 읽힌다. (구조)
미국 인프라 지출이 이어지는 동안 골재 수요는 도로·다리와 함께 간다. (거시)
😈 공포 시나리오 · IF 악마
GE 하나가 3분의 1이다. 항공 엔진 사이클이 꺾이면 표 전체가 그 방향으로 끌려간다. (집중)
골재는 건설 경기와 금리에 직접 묶여 있다. 방어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사이클)
글쓴이 한마디 — 이 표를 처음 열었을 때 눈에 들어온 건 새로 산 두 종목이 아니라 줄 수였습니다. 528억 달러가 열한 줄이면, 한 줄이 평균 48억 달러입니다. 그 정도 규모를 옮기면 시장에 흔적이 남을 텐데도 분기 매매가 일곱 건이죠. 많이 아는 사람이 자주 움직인다는 통념과는 반대 방향입니다. 표를 짧게 유지하는 일 자체가 하나의 선택이라는 걸 다시 봤습니다.
한눈에 정리하면
크리스 혼은 11종목에 528억 달러를 담고 있고, 상위 넷이 76.59%입니다. 2분기에 마이크로소프트를 전량 팔아 그 자리를 비웠고, 비슷한 크기를 골재 회사 둘로 채웠습니다. 매매는 석 달 동안 일곱 건뿐이었습니다.
표에 적힌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왜 그렇게 했는지는 13F에 적히지 않고, 기준일인 6월 30일에서 한 달 반이 지났습니다. 어제 브리핑에서 정리했듯 이번 주에는 수요일 FOMC 의사록과 리테일 실적이 이어집니다.
오늘 저녁에는 이번 주 실적을 내는 종목을 하나 따로 봅니다.
서미누기